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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공룡 ‘완다’…‘대륙의 디즈니’ 꿈꾼다

등록 2015-01-04 20:28수정 2015-01-05 15:05

중국 베이징에서 완다그룹이 운영하는 극장인 완다영화성에서 영화를 본 관객들이 밖으로 나가고 있다. 완다그룹은 2012년 미국 극장체인 에이엠시(AMC)엔터테인먼트를 26억달러에 사들여 세계 최대의 극장 운영업체가 됐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완다그룹이 운영하는 극장인 완다영화성에서 영화를 본 관객들이 밖으로 나가고 있다. 완다그룹은 2012년 미국 극장체인 에이엠시(AMC)엔터테인먼트를 26억달러에 사들여 세계 최대의 극장 운영업체가 됐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부동산 재벌서 문화기업 변신 중
영화·테마파크·여행 등으로 확장
미국 극장체인 인수, 한국 시장에 관심
중산층 성장 따라 문화산업 급성장
“알리바바가 중국 인터넷 시대가 일으킨 꿈의 상징이라고 한다면 완다그룹은 빠르게 증가하고 갈수록 부유해지는 중국 중산층을 대표한다.”

중국 경제포털 ‘왕이’는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함께 지난해 중국 경제를 이끈 쌍두마차 구실을 한 다롄완다그룹(완다그룹)을 이렇게 묘사했다. 복합 쇼핑센터의 개념을 도입해 부동산 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완다그룹은 이제 중국 중산층의 새로운 지향에 맞춰 영화·스포츠·레저 등으로 사업을 급속히 확장하며 복합 문화레저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12월 말 완다그룹은 홍콩증시에 자회사인 완다상업부동산을 상장시켜 약 230억위안(약 4조1000억원)을 조달했다. 아시아 최대의 기업공개였다. 여세를 몰아 오는 17일엔 부동산 중심에서 문화, 여행, 금융 및 전자상거래 부문으로 사업모델의 방향을 전환하는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부동산 경기가 다시 고조될 것이란 환상은 품지 말라”며 “시대가 변했으며 중국 부동산 산업은 변화하지 못하면 향후 10년 안에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청년보>가 지난달 22일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고속성장기가 끝나면서 이제는 문화산업으로 주력 사업의 방향을 틀겠다는 얘기다.

완다그룹은 지난달 온라인 결제 플랫폼 업체를 인수하는 등 금융과 전자상거래에도 진입했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우리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라는 왕 회장의 말처럼 무게중심은 문화사업에 있다. 현재 완다의 문화사업은 영화·영상 제작·배급, 영화관, 테마파크, 무대예술 등 10개 영역과 문화레저지구, 완다청 등 2개의 문화레저 프로젝트에 걸쳐 있다.

완젠린 완다그룹 회장
완젠린 완다그룹 회장
완다그룹은 2020년까지 세계 영화시장의 20%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영화사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왕 회장은 지난해 미국의 영화제작사 라이언스게이트엔터테인먼트에 지분 인수 제안을 했다. 라이언스게이트는 영화 <헝거게임>으로 유명한 영화 제작사다. 이밖에 영화 007 시리즈로 유명한 영화사 엠지엠(MGM)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회장은 “지금 중국의 영화산업은 전례 없는 속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잘 알려진 미국 업체를 인수해 중국 영화의 해외 배급을 도울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중국 영화시장은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도약했다.

완다는 2012년에는 5000여개 스크린을 가진 미국 제2의 영화관 체인 에이엠시(AMC)를 26억달러에 인수해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완다는 이미 중국 내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의 극장 사업자다. 중국 80여개 도시에 6000여개의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11월24일 부산시와 2000억원 규모의 한중영화펀드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고, 한국 극장체인 메가박스 입찰에도 참여하는 등 한국 시장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3년엔 할리우드를 능가하는 영화도시를 중국에 건설하겠다며 칭다오에 동방영화도시를 착공했다. 중국판 할리우드란 뜻의 ‘찰리우드’로 불리는 칭다오동방영화도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스튜디오다. 376만㎡의 터에 촬영장 20개와 영화관, 세계 최초의 수중스튜디오, 테마파크, 리조트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선다. 500억위안을 투자해 내년 6월부터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개장할 예정이다. 완다는 이 단지에서 세계적 톱스타가 출연하는 외국 영화를 매년 30편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완다의 왕성한 식욕은 영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중국판 할리우드에 이어 ‘중국판 디즈니랜드’ 건설에도 나섰다. 지난 10월 말에는 광저우에 500억위안을 투자해 관광, 레저, 쇼핑시설이 결합된 대형 테마파크인 ‘완다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완다청에는 홍콩 디즈니랜드보다 큰 규모의 놀이공원과 실내외 오락시설, 리조트, 호텔 외에도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 스키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완다는 2020년까지 중국과 해외에 15개의 완다청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왕 회장은 최근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영화테마파크 개장식 기자회견에서 “완다청의 목적은 디즈니와의 경쟁”이라며 “완다그룹의 주력산업은 문화사업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서방의 것은 뭐든지 좋다는 미신에 빠져 있다”며 “다른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인들도 할 수 있으며 완다청이 홍콩디즈니랜드를 능가한 뒤 미국 진출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완다를 디즈니를 뛰어넘는 ‘중국 문화 전파의 첨병’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스포츠 부문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호화 요트 제작업체인 선시커를 3억파운드에 사들였고, 올해는 스위스의 스포츠 마케팅 회사 인프론트미디어 입찰에도 참여했다. 중국인에게 불고 있는 여행붐에 기대 여행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기존 영화·문화사업에 여행산업을 결합하겠다는 발상인데 이미 11개 여행사를 확보했고, 2020년까지 그 수를 20개로 늘릴 계획이다. 해외에 사들인 호텔 및 국내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호텔·리조트 개발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문화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미디어·오락 시장은 2010~2013년 경제성장률을 훨씬 뛰어넘는 연평균 17%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구 아이비스(IBIS)월드는 지난 5년 동안 중국 테마파크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연평균 12%에 이르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29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완다는 중국 중산층의 성장과 궤를 같이해왔다. 자국 문화산업을 키우려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큰 힘이다. 1990년대 중국 부동산 고도성장의 바람을 타고 성장한 완다가 문화산업의 새로운 바람에 올라타고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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