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민들이 19일(현지시각) 런던의 한 클럽에서 춤을 추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최근 영국과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나란히 5만명을 넘어서며 세계 최다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의 사망자 수는 하루 47명, 1092명으로 20배 이상 차이 난다.
19일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전 세계 코로나19 통계를 보면, 총 확진자 수 세계 7위인 영국은 지난 17일 확진자 수 5만4183명으로, 이날 기준 세계 최다였다. 총 확진자 수 세계 2, 3위인 인도와 브라질의 이날 확진자 수는 4만명 대였고, 세계 1위 미국은 전날 7만명 대에서 이날 1만명 대로 줄었다. 지난달까지 하루 확진자 수천 명 대를 유지하던 영국은 국제 축구대회인 유로2020 개최 등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하루 3만명 대로 늘었다가 최근 5만명 대까지 확진자 수가 증가했다.
전체 확진자 수 280여만 명으로 세계 15위권인 인도네시아는 17일 기준 하루 확진자 수가 5만1952명으로 영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 수 2만명을 넘은 데 이어, 지난 6일 3만명을 넘었고, 13일에는 4만명, 14일에는 5만명으로 느는 등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영국과 인도네시아의 확진자 수 증가는 델타 변이의 확산 탓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지난 8일 신규 확진자의 78.8%가 델타 변이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고, 영국 공중보건국도 최근 신규 확진자의 99%가 델타변이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두 나라의 사망자 수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일 사망자 수 504명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5백명 대를 넘었고, 17일에는 1092명으로 세계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 확진자 세계 1~3위인 미국, 인도, 브라질은 같은 날 300~400명이 사망했다.
반명 영국은 이날 사망자 수가 47명에 그쳤다. 올해 초까지 1천명대 사망자 수를 기록하던 영국은 지난 3월20일 사망자수가 100명 아래로 내려간 뒤 넉 달째 사망자 수 수십 명대를 보이고 있다.
17일 인도네시아 탕에랑의 백신 접종 센터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탕에랑/신화 연합뉴스
이런 상황은 양국의 백신 접종률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에 나선 영국은 18살 이상 국민 가운데 1회차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 88%에 이르고, 2회차까지 완료한 국민은 68%에 이른다. 반면 인구 2억7000만명에 이르는 인도네시아는 백신 1차 접종 비율이 15%, 2차 비율이 6%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심각한 증상이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이 감염 예방을 통해 유행의 규모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의 중증질환과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중증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원과 의료 장비, 의료진 등이 부족해지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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