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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기권한 미국 체조영웅…“때론 온 세상의 짐을 진 것 같아”

등록 2021-07-28 09:03수정 2021-07-29 02:47

리우 올림픽 4관왕 시몬 바일스
27일 여자 체조 단체전 기권
“자신에 집중…결국 우리도 인간”
27일 일본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가 기권한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얼굴을 닦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27일 일본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가 기권한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얼굴을 닦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체조영웅 시몬 바일스(24)는 27일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가 한 종목만 뛰고 기권했다. <시비에스>(CBS) 등 미국 언론들이 그의 기권 소식을 ‘브레이킹 뉴스’(속보)로 다룰 정도로 미국민들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바일스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결국은 우리도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일스는 이날 단체전 첫 종목인 도마에 나섰다가 13.766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자 나머지 3개 종목을 뛰지 않고 기권했다. 도마는 그의 주 종목으로,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미국체조협회는 “바일스가 의학적인 이유로 단체전 남은 종목을 기권했다”고 밝혔지만, 특별한 부상은 없었다.

여자 체조 단체전은 4명으로 팀을 꾸리고 팀당 3명씩 출전해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등 4개 종목을 겨룬 뒤 합산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미국 팀은 이날 러시아에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바일스는 5년 전인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일약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남자 선수들이 하는 고난도 기술을 구사해, 역대 최고의 여자 체조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체조 선수로는 많은 나이인 24살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6관왕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우사인 볼트와 마이클 펠프스의 뒤를 잇는 최고의 올림픽 스타로 주목받았다.

바일스는 경기 전인 25일 본인 인스타그램에 과도한 기대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때로는 정말로 어깨에 온 세상의 짐을 진 것처럼 느껴져…. 제길, 가끔은 힘들어, 하하. 올림픽은 장난이 아니거든.”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바일스는 은메달을 목에 걸고 올라와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있게 되면 정신이 좀 나가게 된다”며 “나는 나의 정신 건강에 집중하고 나의 건강과 안녕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일스는 동료 선수들에게 고마움도 표현했다. 그는 “정말 자랑스럽다. 정말로 용감하고 재능있다. 그들은 내가 그럴 수 없을 때 나서주었다. 지지해줘 고맙다. 영원히 사랑한다”고 말했다.

바일스는 29일로 예정된 개인종합 결선은 포기하고,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4개 종목별 결선에 출전할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미국에서는 그에 대한 격려가 이어졌다. 올림픽 3관왕인 전 체조선수 앨리 레이즈먼은 “얼마나 심한 압박이 있었을지 생각해보는 게 정말로 중요하다. 바일스는 인간이다. 가끔 사람들은 그걸 잊는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일스가 받아야 할 것은 감사와 지지다. 그는 여전히 고트(GOAT)”라고 트윗을 올렸다. 고트는 역사상 최고의 선수(Greatest Of All Time)를 뜻하는 말이다. 바일스는 지난 2018년 전 미 체조 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을 폭로하기도 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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