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패럴림픽을 앞두고 보치아 훈련 중인 정호원(오른쪽). 이정아 기자
2020 도쿄패럴림픽이 24일 개막해 올림픽의 감동을 이어가고 있다. 모두 22개 종목에서 경쟁을 벌인다. 이들 가운데는 올림픽에서 유래하지 않은 패럴림픽만의 특별한 종목도 있다. 보치아가 그중 하나다. 보치아는 골볼과 함께 패럴림픽에만 있는 유이한 종목으로,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이 참가한다.
경기 규칙은 간단하다. 먼저 양 팀 선수가 하얀 표적구를 던진다. 이후 빨강과 파랑 두 색깔 6개씩 공을 나눠 하얀색 표적공을 향해 던진다. 모든 공을 던지면, 심판이 하얀 공에 가까운 순서로 1점씩 점수를 매긴다. 한 번에 최대 6점까지 확보가 가능하다. 보통 손으로 공을 굴리거나 던지지만, 장애가 심할 경우 경사로를 이용해 공을 굴릴 수 있고, 보조원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상대 팀 공을 튕겨내거나 진로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머리싸움이 치열하다.
보치아는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역사가 긴 스포츠다. 처음 국제대회 종목이 된 것은 1982년 덴마크였고, 2년 뒤 뉴욕 스토크맨더빌 패럴림픽에 첫선을 보였다. 정식종목이 된 것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인데, 한국에는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7년 처음 소개됐다.
한국은 보치아 최강국이다. 첫 출전인 1988년 서울 대회부터 8번 연속 보치아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번 올림픽에서 9연패 위업을 세운 양궁에 비견할 만하다. 보치아 금메달리스트 최예진(30)이 도쿄패럴림픽 개막식 때 기수로 나선 것도, 한국 선수단이 보치아에 거는 기대를 보여준다.
장애 정도 등에 따라 네 등급으로 나뉘어 성별 구분 없이 경쟁해온 것도 보치아의 특징이다. 2012 런던패럴림픽 BC3 개인전에서는 당시 비교적 신예였던 최예진이 세계 1위 정호원(35)을 꺾고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서울 대회 이후 처음 나온 여성 금메달리스트다. 다만 3년 뒤 파리패럴림픽부터는 남녀가 따로 대회를 치른다.
한편 올림픽에서 유래하지 않은 또 다른 종목인 골볼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스포츠로, 공을 던져서 상대 골대에 넣는 스포츠다. 공 안에서 나는 방울 소리로 공의 움직임을 파악해 경기를 벌인다. 방울 소리에 방해되지 않게 경기장 안 사람들은 절대 ‘침묵’을 유지해야 한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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