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보건당국이 23일(현지시각)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에 완전승인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학교나 직장 등에서의 백신 접종 의무화가 확산되면서 미국 내 백신 접종률이 정체 구간을 벗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16살 이상에 대한 화이자 백신 완전승인을 결정했다. 12~15살에 대해서는 기존의 긴급사용 승인 상태를 유지했다.
재닛 우드콕 식품의약국 국장대행은 성명을 내어 “식품의약국이 승인한 첫 코로나19 백신으로, 사람들은 이 백신이 식품의약국이 요구하는 안전성, 효과, 제조품질의 높은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확신해도 좋다”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이 내려졌다. 이후 8개월 만에 완전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이는 통상적으로 완전승인에 걸리는 시간의 약 40% 만에 신속하게 진행한 것이라고 식품의약국은 설명했다. 화이자는 완전승인에 따라 자사의 백신을 ‘코머너티’(Comirnaty)라는 상품명으로 홍보·판매하기로 했다.
화이자 백신이 완전승인됨에 따라 정부, 학교, 병원, 기업 등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타임스>는 “백신 의무화의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 백신들의 효과와 안전성을 두고 이제 누구도 논쟁을 벌일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완전승인에 따라 백신을 아직 맞지 않은 이의 20~30%가 백신을 맞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업이나 지자체 지도자 등에게 백신 접종 의무화 조처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당신이 백신 접종을 요구하기 위해 식품의약국의 완전승인을 기다려온 기업, 비영리기구, 주·지역 등의 지도자라면 이제 ‘백신 접종을 요구하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일반 대중을 향해서도 “만약 당신이 ‘백신이 완전하고 최종적인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을 때까지 접종받지 않겠다’고 한 수백만명의 미국인 중 한 사람이라면, 지금이 그 순간”이라며 “백신을 맞을 때”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식품의약국 발표 뒤 “모든 군 요원들이 백신을 맞도록 요구하는 업데이트된 지침을 발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이날 모든 공립학교의 교사·직원에 백신 접종 의무화 방침을 발표했다. 유나이티드항공도 직원들에게 백신 완전승인 뒤 5주 안에 백신 접종을 마칠 것을 요구한다고 최근 밝혔다.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비율은 약 51%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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