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코로나19 백신, 세계보건기구 승인 추진

국영 제약사, “승인 관련 논의 진행 중”
이 중 하나는 이란에서도 생산하고 있어
쿠바, 2살 이상 영아에게도 곧 접종 시작

쿠바의 한 간호사가 쿠바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소베라나-2’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아바나/로이터 연합뉴스

쿠바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3종의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쿠바 국영 제약회사 비오쿠바파르마는 이날 ‘아브달라’, ‘소베라나-2’, ‘소베라나 플러스’ 등 3종의 백신에 대해 세계보건기구에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했으며 이미 관련 논의가 쿠바와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로날도 페레스 로드리게스 연구개발 책임자는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제출한 관련 서류에 대한 평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3종의 백신 가운데 소베라나 플러스는 백신접종 완료자를 위한 추가접종(부스터샷)용이다.

쿠바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국민들에게 접종하고 있으며, 백신을 한차례 맞은 인구가 전 국민의 65%에 달한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민도 전체의 37%를 넘어섰다. 이런 백신 접종률은 중남미 카리브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쿠바 보건부는 자체 개발한 백신의 효능이 90% 이상이며 바이러스 전파나 중증 발병, 사망을 막아주는 효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들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또 16일부터 세계에서 처음으로 2살 이상 어린이들에게도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부 관계자는 6살 이하 어린이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세계 최초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쿠바가 개발한 백신은 수십년 동안 아동용 백신에 사용되어 안전성이 확인된 전통적인 백신 기술로 만든 것이라고 현지 보건 전문가들이 말했다. 이 중 소베라나-2는 이란에서도 이미 생산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아브달라 백신의 구매와 자체 생산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멕시코도 쿠바산 백신 생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쿠바는 한 해에 1억회 접종 분량의 코로나19 백신 제조 능력을 갖췄으며, 세계보건기구의 승인을 받으면 본격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쿠바는 1959년 공산 혁명 이후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의약품 확보가 어려워지자, 의약품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왔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여러 관련 기업·연구소가 연합한 형태의 기업 집단을 중심으로 백신 자체 개발에 나섰다. 신기섭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