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5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에 암 환자 등 면역 기능이 떨어진 이들에게 항체를 직접 주입하는 약물의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영국·스웨덴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인체에 직접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를 주입해 감염을 예방하는 약물에 대한 긴급 사용승인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ZD7442’라고 이름 붙여진 이 약물은 주사를 통해 인체에 직접 항체를 주입하는 방식이며, 승인을 받으면 면역 기능이 손상되어 백신 접종으로는 보호받기 어려운 이들에게 주로 쓰일 전망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연구개발 책임자 메네 판갈로스는 “이 약물은 한 두달 유효한 기존 제품과 달리 인체의 면역 기능을 최대 1년까지 강화시켜 줄 수 있다”며 “백신으로 적절하게 보호받지 못하는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에게 이 약물을 투여할지는 궁극적으로 보건당국에 달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약물은 면역 증강이 필요한 군인 등에게 백신 접종과 병행해 투여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 식품의약국은 리제네론 등 3개 회사의 유사한 약물에 대해 긴급 사용승인을 한 바 있는데, 기존 승인 제품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투여하는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약물은 감염 방지를 위해 투입하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암 환자 등 고위험군 다수를 포함한 이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증 유발 위험을 77%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이날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해 항체를 스스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예방 약물”이라며 “적용 가능한 범위가 넓지 않아 백신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고, 백신의 보조 선택지 중 하나 정도”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AZD7442가) 없는 것 보다야 보유하는 편이 낫다”면서도 “선구매가 필요한 여러 약물 중 우선순위가 그리 높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이 약물의 개발비로 2370만달러를 아스트라제네카에 제공했으며, 지난 3월 50만회분을 공급받기로 한 바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영국 정부도 100만회분을 공급받는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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