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공식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6일 미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중국 당국의 인권 탄압 등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공식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교적 보이콧은 선수들은 올림픽 경기에 참가하나, 정치인이나 관리들로 구성된 공식 대표단을 정부 차원에서 파견하지 않는 것이다.
이 신문의 저명 컬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바이든 행정부의 베이징겨울올림픽 대책과 관련해 “몇몇 취재원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조만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어떤 미국 관리들도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런 외교적 보이콧에 대한 공식적 권고안이 현재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제출됐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11월말 전까지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겨울올림픽은 2022년 2월에 개최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이런 외교적 보이콧을 통보할 것이나, 이 결정을 따를 것인지는 동맹국들의 결정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전날인 15일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첫 화상회담에서 두 지도자는 베이징겨울올림픽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이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올림픽 게임에 초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앤드류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미국의 입장에서 공식적인 진전은 없다”며 올림픽은 바이든-시 정상회담에서 “그들의 대화 중 일부가” 아니었다고만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안팎에선 베이징겨울올림픽을 놓고 전면적 보이콧, 제한적 보이콧, 혹은 제재 없는 완전한 참가 등의 논의되어 왔는데, 제한적 보이콧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지난 5월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미국 선수들의 희생이 없이 중국의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를 표현하는 방안으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을 촉구했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도 지난 3월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베이징겨울올림픽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보이콧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대한 지미 카터 행정부의 전면적 보이콧은 오히려 소련에게 미국을 비난하는 선전 기회를 줬기 때문에 전면적 보이콧은 비생산적이라며, 제한적 보이콧을 주장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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