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미 의사당 난입 1년
미 ‘민주주의 추락’ 극명하게 노출
“1·6 사태, 일상적 쿠데타의 서막”
민주 지지자 85% “정부 전복 기도”
공화 지지 71% “바이든 인정 못해”
미 ‘민주주의 추락’ 극명하게 노출
“1·6 사태, 일상적 쿠데타의 서막”
민주 지지자 85% “정부 전복 기도”
공화 지지 71% “바이든 인정 못해”
지난해 1월6일 오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안으로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성조기와 “트럼프가 대통령”이라고 써진 깃발을 들고 난동을 부리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하원 특위, 중간선거 선 보고서
이방카도 당시 ‘폭력 중단’ 촉구
백악관 기록 공개 등 지지부진
바이든·트럼프, 6일 각각 회견 이 일은 미국 국내를 혼란으로 몰고 간 데 그치지 않고 전세계에 민주주의를 주창해온 미국의 국제적 위상도 실추시켰다. 미국이 “독재”라고 손가락질하는 중국의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은 지난해 10대 국제뉴스의 첫번째로 1·6 사태를 꼽았다. 미 언론은 1·6 사태 이후 깊어진 미국의 분열과 불신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내고 있다. <시비에스>(CBS)가 지난달 27~30일 조사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1·6 사태를 ‘증가하는 정치적 폭력의 신호’라고 대답했다. 갈수록 정치적 폭력이 빈발할 것으로 관측한다는 얘기다. <워싱턴 포스트>와 메릴랜드대학교의 조사(지난달 17~19일)에서는 ‘정부에 대한 폭력적 행동이 때때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응답이 34%로, 2011년(16%), 2015년(23%)보다 늘어났다. 정부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1·6 사태의 성격에 대해서도 극명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시비에스>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85%는 이 사태를 ‘반역’, ‘정부 전복 시도’라고 응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애국심’(47%), ‘자유 수호’(56%)라고 선택했다.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6%가 ‘오늘날 미국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대답했다.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학교와 데이터 분석기업 유고브가 지난달 14~20일 벌인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자의 71%가 바이든을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재도전 야심은 이 같은 분열 위에서 타오르고 있다. 미국은 1·6 사태의 전체적 그림을 파악하고 이 사태가 낳은 상처를 극복하려 진통을 겪고 있다. 관심은 지난해 7월1일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진 ‘1·6 미 의사당 공격 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베니 톰슨 민주당 의원)에 모아진다. 당시 트럼프 지지자 집회의 배후와 자금 흐름, 온라인상 극단주의자들의 활동, 정부 기관들의 대비 태세 등을 포함해 그날의 진상을 밝혀내는 게 특위의 임무다. 특위는 현재까지 300명 이상의 증인을 면접하고, 3만5000쪽 이상의 기록을 확보했으며, 50건 이상의 소환장을 발급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와 측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굵직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핵심인 1·6 사태 당시 트럼프의 역할과 관련해 특위는 1·6 사태 앞뒤로 백악관에서 생산된 자료들을 국가기록관리청(NARA)에 요청했다. 백악관의 통화기록, 방문자 기록, 마크 메도스 전 비서실장의 수기 메모 등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들 문서는 공개 요구로부터 보호받는 ‘행정 특권’ 적용 대상이라며 대법원에 특위의 문서 입수를 막아달라고 신청했다. 특위는 지난달 13일,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문자메시지 기록을 통해, 사태 당시 트럼프 장남과 <폭스 뉴스> 앵커 등이 ‘트럼프가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 메도스에게 촉구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특위 부위원장인 리즈 체니 의원(공화당)은 2일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도 당시 최소 2차례 이상 트럼프에게 “‘폭력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방송 인터뷰에서 추가 공개했다. 트럼프는 사태 당일 의사당이 폭도에 뚫린 지 한 시간 만에 트위터로 “폭력 금지”를 호소했고, 또 한 시간 뒤에 동영상을 올려 “선거를 도둑맞았지만, 평화롭게 집으로 가라”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지난해 1월6일 오후 워싱턴 국회의사당 안으로 난입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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