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각)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 중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0일 방한을 앞두고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미 국무부는 “한-미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백악관도 이 지역의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와 관련해 “새 대통령과 대화하기 바란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미 국무부는 9일(현지시각) 윤 대통령 취임에 대한 한국 언론의 질의에 “한-미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이다. 우리는 세계적인 도전에 맞서는 데 있어 한국과 미국의 협력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새 정부와 양국 간 현안뿐 아니라 지역 문제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임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핵심축’이란 미국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드러낼 때 사용하는 관용구이다. 같은 맥락에서 미-일 동맹에는 ‘초석’(cornerstone)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백악관과 국방부의 정례브리핑에선 ‘취임을 축하한다’는 의례적 인사 대신 당장 눈앞에 닥친 북핵 위협 등 현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새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보다 중국·북한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 예상된다는 질문에 “이 지역 안보는 물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새 대통령과 대화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할 즈음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때 북한이 지역 안보를 논의하는 데 의제의 가장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해 선제적 제재 조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선제적 제재나 조처에 대해 어떠한 예단도 하지 않고 있다”는 답에 머물렀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윤석열 정부와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이나 군사 자산 배치 등을 논의할 의향이 있냐는 질의에 “다른 나라의 새 행정부와 하는 것처럼 한국의 새 정부와도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7차 핵실험과 관련해선 “국제사회가 북한이 이런 무기를 추가로 개발하는 것에 단합된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포함해 15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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