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만 타이베이의 한 호텔 앞에서 한 시민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직후인 2일 밤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중공중앙대만공작판공실 등 5곳이 일제히 비판 성명을 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한 기관들이 총출동해 펠로시 의장과 미국, 대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밤 1100여자 분량의 성명을 내어 “세계에 단 하나의 중국이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양도할 수 없는 부분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적 정부”라며 “펠로시 의장이 미 하원의장으로서 어떤 형태와 이유든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미·대만 사이 교류를 고조시키는 중대한 정치적 도발이다. 중국은 이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중국 인민도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국방부도 이날 밤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중국은 대만 방문의 심각한 결과를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펠로시 의장은 고의로 악의적인 도발을 일으켜 위기를 조성했다”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련의 표적 군사 작전을 개시하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시도를 단호하게 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중국군은 2일 밤 대만 해역에서 군사 훈련을 했고, 4일부터 7일까지 대만 해역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예고했다.
중공중앙 대만공작판공실도 이날 밤 낸 성명에서 “미국의 반중 세력과 대만 민진당 당국이 어떤 조처를 해도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며 “펠로시 등이 아무리 대만을 지지하고 중국을 견제하더라도 중국 통일의 역사적 과정을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도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대만 문제는 중국의 주권, 영토와 관련이 있으며 중국은 타협의 여지가 없다”며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의 입장은 일관적이며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보존을 단호히 수호하는 것이 14억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