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파티 장면이 비디오로 유출된 뒤 헬싱키에서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인들과 파티에서 격정적으로 춤을 추는 영상이 공개돼 ‘품위 유지’ 논란에 휩싸인 산나 마린(36) 핀란드 총리가 결국 마약 검사까지 받았다. 그러자 핀란드 여성들이 ‘산나와의 연대’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지지 활동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수백명의 핀란드 여성들이 자신의 춤과 파티 장면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산나와의 연대’ 해시태그 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연대 글을 올린 핀란드 여성들은 산나 마린 총리에 대한 비판 여론에 의문을 제기하며 자신들이 헬싱키 클럽에서 춤을 추며 친구들과 즐기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해 반박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앞서 마린 총리가 핀란드의 유명 가수 등 연예인과 정치인 20여명이 참석한 가정집 파티에서 격정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출됐다. 영상에선 핀란드어로 ‘코카인’을 뜻하는 은어가 들렸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결국 19일 마약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는 검사를 받은 뒤 핀란드 공영방송 <윌레>(YLE) 등과 만나 “오늘 마약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1주 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평생 마약을 한 적이 없고,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19년 12월 핀란드 제1당인 사회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된 마린 총리는 34살이던 당시 세계 최연소 총리직에 올랐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몇 주 전 파티를 했는데 술을 마셨을 뿐 마약 복용을 하지 않았고 관련해서 본 것도 없다. 떠들석하게 춤을 추고 노래하며 즐겼는데 이는 완벽히 합법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핀란드에선 고위 공직자의 사생활 범위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누 코이부넨 핀란드 투르쿠 대학(젠더학) 교수는 <가디언>에 “총리가 자신을 억제하지 않고 편히 있던 공간에 믿을 수 없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주요 쟁점”이라며 총리의 행동에 대한 여러 비판을 일축했다. 마약 복용 혐의에 대해서도 총리가 즉시 검사에 응해 논란을 조기에 잠재웠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총리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위협이 커졌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지켜오던 ‘중립 노선’을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 절차를 끝낸 상태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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