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만을 방문한 에릭 홀컴(왼쪽) 미국 인디애나 주지사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치인들이 이달 들어 세 차례 대만을 방문한 데 이어, 일본 정치인들도 대만을 방문해 23일 차이잉원 총통과 면담한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간 긴장이 중국·미국에 이어 일본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 텔레비전> 등 보도를 보면, 22일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일화 의원간담회’의 후루야 게이지 회장 등이 대만을 방문했다. 일화 의원간담회는 1972년 일본과 대만의 단교 이후 양국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해온 일본 국회의원 단체다. 후루야 게이지 의원은 “대만과 일본은 워낙 신뢰가 깊다. 이를 확실히 심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중국에 대한 견제로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후루야 의원과 사무국장인 기하라 미노루 의원은 23일 차이 총통과 만난다. 이들은 이날 회담에서 대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의 자세를 강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의원의 대만 방문 하루 전인 21일에는 에릭 홀컴 미국 애리조나 주지사가 대만에 방문했다. 홀컴 주지사는 22일 차이 총통을 만나 “대만과의 협력은 인디애나의 석회암만큼 강력하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22일 밤 누리집에 올린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홀컴 주지사의 대만 방문에 대해 미국 쪽에 엄중히 항의했다”며 “중국은 어떤 형태든, 어떤 이름으로든 대만 지역과 미국의 공식적인 교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미 하원의장으로 25년 만에 대만을 방문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높아졌고, 14일에는 에드 마키 미 상원의원이 대만에 방문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떠난 직후인 4일부터 대만 해협을 둘러싼 채 실탄 사격 훈련을 하고 대만 상공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대만 유사시에 대비해 중국과 가까운 일본 난세이 제도와 규슈를 중심으로 사거리 1천㎞에 이르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최근 전했다. 장거리 미사일 대량 보유는 일본 정부가 최근 “반격 능력”이라고 바꿔 부르고 있는 “적기지 공격 능력” 확보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일본은 이 미사일들로 북한과 중국 연안부를 타격할 수 있다. 일본 방위성은 장거리 미사일 대량 보유 외에도 공격용 드론 확보, 극초음미사일 격추용 미사일 이지스함 탑재 등을 위한 비용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 달라고 재무성에 요청할 계획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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