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 주최국 이집트의 대통령 압델 파타 알시시가 10일(현지시각) 총회 장소인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집트 대통령실 제공. AFP 연합뉴스
화석연료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스트들이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대거 참석해, 환경단체로부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긴 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구감시’(GW), ‘기업책임’(CA), ‘유럽기업관찰’(CEO)등 세 단체는 10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내어 “석유·가스업 등 화석연료 업계의 로비스트 636명이 이번 총회에 등록했다”며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염원을 배출하는 석유와 천연가스 대기업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화석업계 로비스트의 참가는 “지난해 총회(COP26) 때보다 25% 늘어난 것으로, 그렇지 않아도 이미 시민사회에 대한 검열과 기업체의 입김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기후변화 회의에 화석연료 업계의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세 단체는 정부, 유엔기구, 비정부기구, 미디어 인사를 포함한 공식 참석자 명단에서 화석연료 업계의 로비스트들을 확인했다며, 자신들이 스스로 화석연료 업계 종사자라고 밝혔거나 화석연료 관련 기관 또는 주요 업자와 연관된 단체의 인사들을 이렇게 분류했다고 밝혔다.
화석연료 업계는 자신들도 환경변화 문제 해결의 당사자로 총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담배회사 로비스트는 건강 회의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무기상은 평화협상에서 설 자리가 없는 법”이라며 “세계를 화석연료 중독증에 걸리게 하려는 이들이 기후변화 회의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이첼 로즈 잭슨 기업책임 기후 연구.정책 국장은 이들 때문에 기후협약 회의가 마치 “화석연료 업계의 전시장”처럼 보인다며 그들의 동기는 “이익과 탐욕”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이집트의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6일~18일까지 열리며 전세계에서 3만5천명이 참석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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