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리쿠드당 대표. 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리쿠드당 대표가 총선 승리 뒤 한달 보름여만에 극우 내각 구성을 완료했다.
네타냐후는 연정 구성 마감시한인 21일 자정 직전에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연정 구성을 완료했다고 통보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11월 1일 열린 이스라엘 총선 때 총 120석 가운데 네타냐후가 이끄는 우파 정당 연합이 64석을 차지해 승리한 바 있다. 네타냐후는 지난해 총선 패배로 12년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으나, 이스라엘 사상 극우적 내각을 구성해 또다시 총리로 돌아온다.
네타냐후는 제1당인 리쿠드당 주도로 극우 정당들의 연합인 ‘종교적 시오니즘’ 및 초정통파 종교 정당들과의 연정 구성에는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각료 배분 등은 확정하지 못했다. 네타냐후는 “가능하면 빨리 다음주에” 내각 구성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연합을 했던 이들 정당은 그동안 각료 배분을 놓고 협상했으나 타협을 못 보자, 연정 구성 자체에 일단 합의했다. 네타냐후는 또 극우 정당들과 대법원의 권한을 약화하는 사법개혁 등도 연정 구성의 조건으로 합의했다.
네타냐후는 각종 논란이 있는 인사들을 각료로 내정해,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적 정부를 예약한 상태이다. 극우 연합인 ’종교적 시오니즘’의 중추인 정당 ‘유대인의 힘’의 대표인 이타마르 벤그비르(46)를 경찰력을 관할하는 치안장관에 내정했다. 벤그비르는 인종주의 및 테러 지원 혐의로 유죄를 받은 전력이 있다. 특히, 그가 맡을 치안장관직은 경찰력 통제 권한이 강화될 신설 각료직이다.
종교적 시오니즘의 대표인 브살렐 스모트리히(42)는 재무장관 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정착촌 건설에 대한 권한을 부여받았다. 서안지구 정착민들의 지도자인 그는 서안지구 등 모든 이스라엘의 점령지를 영토로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극우 정당 ‘노암’의 대표 아비 마오즈(66)는 ‘유대인 정체성’을 책임지는 기관의 차관에 내정됐다. 마오즈는 성 소수자 등 소수자들을 부정하는 한편 극단적인 유대민족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 극우 정치인들은 점령지 합병, 팔레스타인과의 협상 반대, 이스라엘 내 아랍계 주민의 시민권 부정 등을 주장한다.
네타냐후는 연정 구성을 위해 극우 정당에 대거 장관직을 약속해 리쿠드당 내부에서도 불만이 일고 있다. 네타냐후는 자신들에 돌아올 장관직이 줄어들어 불만을 터뜨리는 리쿠드당 의원들에게 이름뿐인 장관직을 신설해 제안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인종주의자가 포함된 초강경 내각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와 비판이 고조되자, 최근 회견에서 정책 결정은 연정 파트너들이 아니라 리쿠드당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리쿠드당 의원 대부분이 극우 정당 인사들과 이념적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극우 정당들을 달래지 않으면 연정 운용이 힘든 상태이다.
또 네타냐후는 자신의 부패 혐의와 관련한 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고, 사법부의 권한을 약화하는 일련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바하라브 미라 이스라엘 검찰총장은 이 법 개정에 대해 “법치주의 근본적 원칙들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라고 비난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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