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공공부문 대규모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영국에서 18일 시위대가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을 향해 거센 항의를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치솟는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으로 좀처럼 10%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18일 영국 통계청(ONS)은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5%(연율) 상승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식료품 가격이 16.8% 상승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동 폭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6.3%로 지난달과 같았다. 이날 발표된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의 6.5%보다 높은 수준이다.
영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 10.1%로 처음 10%대를 기록한 뒤 이후 6개월째 1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1977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11.1%)를 기록했다. 11월 10.7%로 소폭 감소했고 이달까지 두 달 연속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감소 폭이 크지 않고, 품목 전반에 걸쳐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 영국 통계청은 설명했다.
리즈 마틴즈 홍콩상하이(HSB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이달 소비자물가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영국은 임금과 물가가 함께 치솟는 위험이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로 영국 중앙은행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이 금리 인상을 또 한번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는 이날 물가지수 발표 후 강세를 보였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물가상승률 발표 후 “높은 인플레이션은 가계 예산에 악몽이며 기업 투자에 지장을 주고 파업을 초래한다”면서 “아무리 어려워도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물가로 영국 가정이 느끼는 부담감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국에서는 물가가 치솟아 생활이 어렵다며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임금상승을 요구하며 대규모 파업을 하고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