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미국 샌디에이고 포인트로마 해군기지에서 열린 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 오커스 정상회담 뒤 앤서니 앨버니즈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미국은 오스트레일리아에 핵잠수함 판매 및 건조 지원을 합의했다. AP 연합뉴스
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의 3국 정상들은 오커스 차원에서 오스트레일리아에 미국의 핵추진 공격용 잠수함을 공급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앤서니 앨버니즈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13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3국간 군사협의체인 오커스(AUKUS) 정상회담을 열고 2030년대 초까지 오스트레일리아가 미국의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을 확보하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앞으로 몇십년간 평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사적인 변곡점에 서 있다”며 오늘 오커스 차원에서 첫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조처를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2030년대 초까지 오스트레일리아에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3척을 팔 것이며 필요하면 추가로 2척을 더 팔 것”이라며 “이는 많은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 10년은 빠른 일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봉쇄를 겨냥한 오커스 동맹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중국 견제 역할이 커짐을 의미한다.
이들 세 나라는 지난 2021년 오커스 동맹 결정을 추진하면서 오스크레일리아에 핵잠수함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오스트레일리아는 프랑스로부터 660억달러 규모의 재래식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핵잠 공급 약속과 함께 취소되어 프랑스가 강력 반발하는 등 서방 동맹에 균열이 일기도 했다. 미국의 핵잠수함 제공은 미국의 국방정책에서 이례적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한 미국의 핵잠수함 제공은 중국의 큰 반발도 샀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판매될 잠수함은 “핵 추진이지, 핵 무장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 배들은 어떠한 핵무기도 탑재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앨버니즈 총리는 이 합의가 “우리 역사상 오스트레일리아 국방력에 대한 최대 투자를 상징한다”며 미국이 핵 추진 기술을 공유하는 것은 65년 만에 처음이라고 치하했다. 수낵 총리는 오커스가 “가장 중요한 다자 국방 협력관계”라며 영국은 60년간의 잠수함 운영 기술을 오스트레일리아 기술진과 공유해 “그들이 자신의 함대를 건조할 수 있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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