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미국의 대북 핵 억지력 강화 방안을 담은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 일본이 동참하는 것에 대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반대 뜻을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워싱턴 선언’에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과 관련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핵 비확산 체제를 파괴하며 타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 관련국이 잘못된 길을 더 멀리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한반도 문제의 근원과 맥락은 분명하다. 편을 가르고 소그룹을 만들어 대항하는 방식으로는 출구가 없다”며 “각 측은 정치적 해결 방향을 견지하고, 각 측의 합리적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한·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워싱턴 선언은 일단 한국과 미국의 양자 간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이라며 “그렇지만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대만 문제를 둘러싼 이견 속에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는 “중국·일본·한국은 서로 가까운 이웃”이라며 “양자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3자 협력의 안정적이고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이 3국 회의 개최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 연내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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