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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국 공안, ‘얼굴 숯칠’ 조롱 영상…앙숙 인도는 “미친 짓” 반발

등록 2023-05-11 11:18수정 2023-05-11 15:53

얼굴에 검은 칠 분장 ‘블랙 페이스’
중국 공안부가 지난 6일 웨이보 공식 계정에 올린 영상 갈무리
중국 공안부가 지난 6일 웨이보 공식 계정에 올린 영상 갈무리

중국 국가기관이 교통안전 홍보영상에서 인도인을 묘사하면서 얼굴에 검은 칠을 하는 ‘블랙 페이스’ 분장을 활용해 논란이 인다. ‘블랙 페이스’는 19세기 미국 백인 배우들이 흑인 노예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할 때 썼던 인종차별적 분장으로 1960년대 민권운동 뒤로는 문화적 금기로 여겨져 왔다.

중국 공안부는 지난 6일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공식 계정에 인도 유명 가수의 노래인 ‘투낙 투낙 툰’을 중국어로 개사한 교통안전 홍보영상을 올렸다. 약 1분 분량의 이 영상 속 중국인 남성들은 터번을 쓰고 얼굴에 검은 칠을 한 채로 인도 발리우드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춤 동작을 따라 한다. 게시글에는 “오토바이 다다다 #경찰 알림: 뒷좌석도 안전벨트를 매야 합니다. 오토바이를 탈 때는 헬멧 없이 도로에 나갈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중국 공안부가 지난 6일 웨이보 공식 계정에 올린 영상 갈무리
중국 공안부가 지난 6일 웨이보 공식 계정에 올린 영상 갈무리

얼굴에 검은 칠을 하는 블랙 페이스 분장은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 중 하나다. 미국의 남북전쟁 전후에 유행했던 코미디극 ‘민스트럴쇼’에서 백인 배우들이 피부를 검게 칠하고 입술을 강조해 흑인 흉내를 낸 것에서 기원을 찾는다. 이런 공연은 대체로 흑인을 게으르고 무지하고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으로 묘사하는 등 백인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이후 흑인 인권운동이 확산하면서 서구 사회에서 블랙 페이스는 금기시되고 있다.

19세기 민스트럴 쇼 포스터. 위키미디어커먼스
19세기 민스트럴 쇼 포스터. 위키미디어커먼스

인도 누리꾼은 영상 속 ‘블랙 페이스’ 분장에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칼럼니스트 아딜 브라르는 트위터에서 “이들은 인도와 발리우드, 인도인을 모욕하고 있다”며 중국 국가기관이 이런 영상을 게재한 것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 영상은 중국 웨이보에서 조회수가 19만회를 넘겼다. 논란이 일자 중국 공안부 공식 계정에서는 영상이 내려졌지만 이미 중국 소셜미디어상에 널리 퍼진 상태다.

영상을 둘러싸고 인종차별 논란이 한창이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우호적인 반응이다. 중국 웨이보 이용자들은 “너무 마법 같아서 여러 번 봤다”거나 “죽도록 웃기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중국 누리꾼은 트위터에서 이 영상을 비호하면서 “인도 음악 ‘투낙 투낙 툰’은 중국에서 기념비적인 인기를 끌었고 인도의 ‘소프트파워’ 사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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