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WSJ “윤 대통령 방미 뒤 한국 포탄 우크라 이송절차 진행”

등록 2023-05-25 21:48수정 2023-05-26 12:58

미국에 대여, 우회 전달 촉각
대통령실 “검토 중” 공식부인
우크라이나군이 3월17일 바흐무트 인근에서 미국제 155㎜ M777 곡사포를 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3월17일 바흐무트 인근에서 미국제 155㎜ M777 곡사포를 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한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4월 말 미국 ‘국빈 방문’ 이후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는 절차를 시작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정부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군사적 기여’를 바라는 미국의 기대를 잔뜩 높여 놓은 상황이어서 지금 같은 어정쩡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긴 어려워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수십만발의 포탄을 이송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이 지난해 11월 비밀협약에 따라 미국에 포탄을 이전한다는 결정을 내린 뒤 지난 몇달 동안 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다 지난 4월26일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이 지적대로 한·미 정상은 이 회담에서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만들어 미국의 ‘확장 억지’ 공약을 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워싱턴 선언’에 합의한 바 있다. 이 선언의 대가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한다는 결단을 내렸다는 게 신문 보도의 취지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한국시각) <한겨레>에 아직 “정부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기본적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황과 인도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지원과 관련해선 지난달 곡사포 등에 쓰이는 155㎜ 포탄을 미국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전달하고 미국이 자신들의 물량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밀어내기식 지원’을 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도가 이어진 바 있다.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당시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지난 미국 방문과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거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여부를 신중히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전황을 보고 다른 상황을 고려해서 추후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가 지적하듯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방문을 전후해 정부가 그동안 유지해온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바꿀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쏟아낸 바 있다. 지난달 19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대규모 민간인 공격’ 등을 전제로 내걸고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 고집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방미 중에 이뤄진 미국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는 “최전선의 상황이 변할 때나 우리가 살상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야 할 때가 된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한국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도청 의혹’에서 드러난 미국 쪽 기밀문서에도 우리 정부가 국산 155㎜ 포탄 33만발을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부분이 등장한다. 조 실장은 전날 운영위에서 “우크라이나에 직접 (포탄을) 지원하는 것은 없다”며 “폴란드를 통해 우회하는 것도 사실은 없다”고 단언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방국이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에 대항해 우크라이나 쪽에 전폭적 지원을 하는 상황에서 이를 거스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포탄 제공 뒤에도 러시아의 보복을 피하려 지금처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할 수 있다.

♣️H6s박병수 선임기자, 김미나 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1조4천억원짜리 ’저주받은 보석’ 23년 만에 고향 브라질 품으로 1.

1조4천억원짜리 ’저주받은 보석’ 23년 만에 고향 브라질 품으로

탄두가 ‘주렁주렁’…푸틴이 쏜 ‘개암나무’ 신형 미사일 위력은 2.

탄두가 ‘주렁주렁’…푸틴이 쏜 ‘개암나무’ 신형 미사일 위력은

러 파병 북한군, 국경 넘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하르키우까지 3.

러 파병 북한군, 국경 넘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하르키우까지

‘재앙 전조’ 석달 새 3번…수심 900m 심해어 또 죽었다 4.

‘재앙 전조’ 석달 새 3번…수심 900m 심해어 또 죽었다

트럼프 최측근 머스크, ‘라이벌’ 베이조스 조롱하며 “아님 말고” 5.

트럼프 최측근 머스크, ‘라이벌’ 베이조스 조롱하며 “아님 말고”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