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이끄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1일(현지시각) 공개한 동영상에서 아프리카에서 활동할 용병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지난 6월 말 반란 시도 이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설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1일(현지시각) 아프리카로 추정되는 지역으로 옮겨가 용병 모집을 선언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이날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올린 동영상에 사막 같아 보이는 평지에서 군복 차림에 소총을 든 채 등장해 “기온이 섭씨 50도다. 바그너 그룹은 모든 대륙에서 러시아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고 아프리카를 더 자유롭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기타 악당들의 삶을 악몽으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 동영상이 촬영된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아프리카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동영상에는 바그너 그룹 소속으로 추정되는 위장복 차림의 전투원들과 트럭들의 모습도 등장했다.
프리고진은 이 영상에서 아프리카에서 작전을 펼칠 용병들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진짜 실력자들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미 정해진 임무와 우리가 처리하기로 약속한 일들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도 프리고진이 아프리카에서 활동할 용병을 모집하는 한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러시아 문화센터를 통해 이 나라에 투자할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활동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다.
러시아 정부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2014년부터 바그너 그룹을 적극 활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바그너 그룹이 인권 탄압을 자행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프리고진은 지난 6월23일 밤 자신의 용병들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모스크바를 향해 800㎞ 가량 진격했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중단했었다. 이후 용병 수천명이 벨라루스로 이동해 현지 군인들을 훈련시키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 프리고진은 반란 중단 이후 한때 벨라루스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에 등장한 바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