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반대하는 홍콩 어민이 22일 홍콩 일본 영사관 앞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사진에 물을 붓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오염수 방류 개시 일정을 24일로 결정했다. AFP 연합뉴스
24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류를 강행한 가운데, 홍콩 당국이 시민들에게 일본 여행 뒤 귀국할 때 기념품이나 선물 목적으로라도 일본산 수산물을 가져오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체친왕 홍콩 환경부 장관은 전날 홍콩 공영방송 아르티에이치케이(RTHK)에 출연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규제는 상업적 판매 목적인 경우에만 해당되지만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홍콩 당국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방류한 이날부터 일본 10개 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다. 10개 현은 후쿠시마, 도쿄, 지바,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미야기, 니가타, 나가노, 사이타마 등이며 수입 금지 대상에는 생물과 냉장·냉동 제품 및 건어물과 소금, 해초 등이 모두 포함된다. 홍콩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후쿠시마와 인근 4개 현의 농산물 수입을 금지해왔다.
체 장관은 “(상업적 판매 목적이 아닌) 개인이 적은 양의 수산물 제품을 반입하는 것은 통제 대상이 아니”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수입 금지 지역산 수산물에 방사능 문제와 위험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하며, 이에 시민들에게 해당 지역산 수산물을 홍콩으로 들여오지 말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바다 방류를 시작한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과 서울환경연합 주최로 열린 전국 동시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방사능 경고 표시를 부착한 물고기 모양의 인형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6월 홍콩 노동단체 홍콩공회연합회(FTU)가 홍콩 성인 6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약 80%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반대했고, 63.1%는 일본산 식품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51.9%는 일본을 덜 방문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일본 농림수산성 통계를 보면, 2022년 일본의 전체 농림수산물·식품 수출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20.8%였고, 홍콩(15.6%)이 뒤를 이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