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그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만나 악수를 했던 모습. 올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주요20개국 정상회의가 시작한 이후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지 않은 경우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는데, 시 주석이 불참한다면 이례적 일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리창 중국 총리가 인도 정부의 초청으로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참석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마 대변인은 “리 총리가
인도 뉴델리로 대표단을 인솔할 것이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서 “리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주요20개국 협력에 대한 중국의 견해와 주장을 설명하고 주요20개국의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도록 추진하며 글로벌 경제와 발전의 도전에 대응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리 총리는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앞서 5~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연합(ASEAN) 관련 정상회의에도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
중국은 그동안 서방 중심 주요7개국(G7)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개발도상국들이 다수 참여하는 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중시했다. 2013년 취임한 시 주석도 전임 후진타오 전 주석에 이어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해마다 참석했다.
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어려워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시각으로 3일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시 주석의 불참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실망스럽다”며 “하지만, 그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양국이 조율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말 러시아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주요20개국 정상회의 불참을 내비치지만 불참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이유도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과의 대립 격화 및 국경 분쟁을 겪고 있는 개최국 인도와의 관계라는 대외적인 요인 또는 국내 정치 문제가 고려됐을 수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