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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고성능 화웨이 스마트폰에 충격…미국, 대중국 제재 강화하나

등록 2023-09-06 14:10수정 2023-09-06 14:19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한 여성이 화웨이 스마트폰을 살피고 있다.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한 여성이 화웨이 스마트폰을 살피고 있다.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말 중국 화웨이가 깜짝 공개한 고성능 스마트폰이 몰고 온 충격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가 더욱 강화되고, 미·중간 기술 전쟁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각)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를 인용해, 최근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 공개 이후 미국 상무부 산업보안국이 조사에 나설 수 있고, 미국 의회가 준비 중인 대중국 제재 법안에 훨씬 엄격한 기술 제재가 들어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제프리스는 관련 보고서에서 “전반적으로 미·중 간 기술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화웨이의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미국 기업의 대중 수출을 막아왔다. 2019년 5월엔 화웨이를 미 상무부의 ‘엔티티 리스트’(우려 거래자) 명단에 올려 미국 기업의 수출을 막았고, 2020년 8월에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외국 제품도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대표적인 예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꼭 필요한 네덜란드 회사 에이에스엠엘(ASML)이 독점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였다. 그로 인해 화웨이가 5세대(5G)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전체를 대상으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와 첨단 반도체의 판매를 사실상 금지했다. 올 8월에는 미국 자본이 첨단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양자 기술과 관련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막았다.

하지만,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의 성능과 여기 들어간 반도체의 세부 사항이 공개되면서 미국이 힘써 온 대중국 기술 제재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스마트폰은 삼성·애플 등 다른 회사가 출시한 5세대(5G) 스마트폰과 비슷한 성능·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국 반도체 생산 능력이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캐나다 오타와에 본사를 둔 테크인사이츠는 메이트 60 프로를 분해해 분석한 결과 이 스마트폰에 쓰인 반도체에 7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 차이신 등은 해당 반도체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기린9000S’로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인 중신궈지(SMIC)가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말이 맞다면 미국이 기대했던 대중 억제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7나노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2018년 양산에 성공했다. 여전히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 능력을 자랑하는 한국.대만과 5~6년 정도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외 반도체 업계는 중국이 14나노미터 기술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해 왔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가장 선진적인 기술과는 아직 큰 격차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서방은 선진 제조 공정의 5G 반도체로부터 3∼5년 격차가 있다고 보는데, 이는 그들의 기술 진보 속도에 맞춰 판단한 것으로, 우리는 종종 그 속도를 초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테크인사이츠의 댄 허치슨 부사장은 “중신궈지의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7나노 기술의 수율(불량품이 나오지 않을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자회로기판 위에 중국 국기가 놓여있는 이미지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전자회로기판 위에 중국 국기가 놓여있는 이미지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중국이 7나노미터 칩을 합리적인 가격에 대량 생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메이트 60 프로는 출시된 지 몇 시간 만에 매진되는 등 제한된 수량으로 출고됐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화웨이 스마트폰에 쓰인 반도체의 재고가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제재 전에 비축해 뒀던 티에스엠시의 반도체를 썼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연일 중국이 미국의 기술 봉쇄를 뚫었다는 보도를 내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스마트폰 분해, 그 이상을 봐야 한다’는 사설을 통해 “미국은 스마트폰을 분해하는 것 외에도 중국의 기술 발전과 혁신에 대한 개념을 해체하고 재구성해야 한다”며 “최근 몇 년 동안 화웨이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이 제재했던 항공우주, 태양광, 에너지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해 3천억 위안(54조7천억원) 규모의 기금을 추가 조성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사업 관계자를 인용해 반도체 제조 장비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새 기금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재무부가 기금 전체 규모의 20%인 600억 위안(약 10조9천억원)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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