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에서 열리고 있는 ‘가장 게으른 시민’ 대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누워서 뒹굴뒹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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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가장 오래 뒹굴뒹굴하는 사람에게 상금을 준다?
11일 로이터 통신을 보면, 유럽 남부 발칸반도의 아드리아해 연안에 자리 잡은 공화국 몬테네그로에서 ‘가장 게으른 시민’을 선발하는 이색 대회가 진행 중이다.
이 대회 규칙은 단순하다. 무조건 오래 누워서 뒹굴뒹굴할 것.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사용하거나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이 행동 역시 누워서 해야 한다.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즉시 실격 처리되고 화장실은 8시간마다 10분씩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누워서 가장 오래 버틴 사람에겐 상금 1000유로(약 143만원)와 경품 등이 수여된다.
도대체 이런 대회는 왜 하는 것일까. 이 대회의 주최자이자 리조트 소유주인 라돈자 블라고예비치는 “몬테네그로 사람들이 게으르다는 통념을 깨부수기 위해 12년 전 이 대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의도와 달리 계속 ‘게으름 기록’을 깨는 참가자들이 나오고 있다.
몬테네그로에서 열리고 있는 ‘가장 게으른 시민’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누워서 휴대폰과 노트북을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 유튜브 갈무리
이번 대회에는 총 21명이 참가해서 7일(현지시각) 기준으로 7명의 참가자가 남은 상태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 대회에 처음 참가했다는 23살 필립 크네제비치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여기에는 필요한 것들이 모두 있고, 동료들도 환상적이며, 시간도 금방 지나고 있다”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대회 우승자는 누워서 117시간이라는 기록을 세웠는데, 올해 참가자들은 지난해 기록을 깨고 463시간 이상을 누워있어 최강의 ‘게으름뱅이’가 얼마나 뒹굴뒹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콜롬비아 이타구이에도 ‘게으름의 날’이 있다. 이타구이의 주민들은 매해 8월20일을 ‘게으름의 날’로 지정했다. 이날은 주민 수백명이 잠옷을 입고 나와 길이나 공원 등에서 잠을 자며 게으름을 만끽한다. 1984년 당시 주민들이 “노동절(근로자의 날)은 있는데 휴식을 위한 날은 왜 없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한 데서 ‘게으름의 날’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