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일대일로 구상’에 참여하는 유일한 주요 7개국(G7) 국가로, 최근 일대일로 탈퇴를 추진하는 이탈리아가 16일(현지시각) 북부도시 밀라노에 대만 대표처를 열었다. 이탈리아가 중국과 멀어지고 대만과 한층 밀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이탈리아 언론 등 보도를 보면, 전날 이탈리아 북부 도시 밀라노에서 대만 대표처 개소식이 열렸다. 대만 쪽 대표와 밀라노 지역 정치인 등이 참여한 가운데 조셉 우 대만 외교장관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양국 간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탈리아에 대만 대표처가 설치된 것은 수도 로마에 이어 두 번째다. 미수교 국가에 설치되는 대만 대표처의 정식 이름은 ‘타이베이 대표처’이며, 대사관 또는 영사관 역할을 한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 중 유일하게 중국 일대일로 구상에 참여한 국가이지만, 지난해 10월 이탈리아형제당 조르자 멜로니(46) 총리가 취임한 이후 탈퇴를 추진해 왔다. 멜로니 총리는 반중국 성향으로 당선 전부터 “일대일로 참여는 실수”라고 지적해 왔다. 이탈리아와 중국의 밀착이 중국에 유리하고 이탈리아에는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당 주세페 콘테(59) 총리 시절인 2019년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했다.
이탈리아는 올해 12월 안에 일대일로 탈퇴 여부를 최종 결정해 중국에 통보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를 만류하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중국과 대립하는 대만의 두 번째 대표처가 밀라노에 설치되면서 이탈리아와 중국의 관계가 더욱 멀어지고 대만과의 관계가 한층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일대일로 10주년을 기념해 베이징에서 대대적인 일대일로 기념 행사를 열기 직전에 대만 대표처가 설치된 것도 공교롭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탈리아와 대만은 지난 4월부터 이탈리아에 두 번째 대만 대표처 설치를 논의해 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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