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한 맥도날드 지점 전경. 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갈등이 미국의 글로벌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로도 옮겨붙었다. 이스라엘 맥도날드가 자국 병원과 군인들에게 무료로 햄버거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분노한 중동 지역 소비자들이 맥도날드를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어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중동의 분노가 중동 지역 내 맥도날드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튀르키예, 레바논, 이집트 내 복수 지점이 공격을 받아 유리창이 깨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집트의 영향력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들은 맥도날드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과 동일 선상에 둔 듯 불매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사태는 이달 초 이스라엘의 한 맥도날드 점주가 자국 내 병원과 군인들에게 무상으로 햄버거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시작됐다. 최근 가자지구 내 병원이 폭격당해 수백명이 사망한 뒤 분노의 불길이 중동 맥도날드로 빠르게 옮겨붙은 것으로 보인다.
무상으로 햄버거를 제공한 이스라엘 맥도날드 지점과 다른 중동 국가 맥도날드 지점은 맥도날드라는 공통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는 하지만 점주가 다른 별개 사업장이다. 실제 불매 운동이 일자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튀르키예,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의 맥도날드 지점들은 가자지구에 기부금을 전달하며 이스라엘 맥도날드와 거리두기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중동지역에서는 맥도날드가 곧 미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널리 인식돼 이 같은 대응이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과거에도 종종 미국에 대한 반감에 기인한 공격과 불매의 대상이 되곤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짚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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