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트래펄가광장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즉각 휴전” 촉구 집회에서 여성 참가자가 희생된 아이들을 상징하는 천 옆에 촛불을 놓고 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뒤 이스라엘이 전쟁을 선포한 지 6일로 한달이 되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가자지구 희생자는 갈수록 늘어 4일 기준으로 9400명을 넘었고 이 중 41%가량이 어린이다. 런던/EPA 연합뉴스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 앞에서 구급차가 공격을 당했다는 보도에 경악했다. 이스라엘에서 하마스가 저지른 공포스러운 공격도 잊지 않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가자지구의 그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며 이렇게 한탄했다. 그는 즉각적인 휴전을 거듭 촉구했지만,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언급한 구급차 공격 사건은 전날인 3일 일어났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는 이날 구급차 한대가 알시파 병원 입구 2m 앞에서, 보건부 소속 구급차는 약 1㎞ 떨어진 곳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 부근 구급차 공습에 대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테러 공작원들과 무기를 구급차로 옮긴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해당 지역은 전장이다. 민간인들에게는 대피하라는 요구를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공습을 인정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박멸을 명분으로 한달째 민간인 거주 지역을 포함해 무차별 공습을 퍼부으면서 인명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4일 기준으로 지난달 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숨진 사람이 9488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어린이가 적어도 3900명이며, 여성 사망자도 2509명에 달했다. 지금까지 전체 부상자는 어린이 6360명을 포함해 2만4158명이다. 이스라엘 쪽 피해 규모는 사망 1430명, 부상 5600명 정도다. 이스라엘 쪽 사망자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때 대부분 발생한 것이다. 이후에는 이스라엘군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뤄지는 만큼 이후 사상자도 가자지구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3일 위성 사진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1일 2000파운드(907㎏) 규모 대형 폭탄 2발로 가자시티 북쪽 민간인 밀집 지역인 자발리야를 공습한 일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발리야처럼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이스라엘이 의도한 목표가 민간인 사망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 비례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지난달 7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약 한달 동안 가자지구에서 거의 15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 가운데 약 71만명은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사업기구(UNRWA)가 운영하는 149개 시설에 머물고 있고, 12만2천여명은 병원, 교회, 기타 공공 건물에 대피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석재 기자, 신기섭 선임기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