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믿기 어려운 ‘이도류’를 선보이며 활약하는 일본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이번에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통큰 기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타니는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에 “일본 내 2만여곳 초등학교 모든 곳에 어린이 글러브 6만여개를 기부하기로 했다”며 “(어린이들이) 야구를 통해 건강하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타니의 기부를 지원하는 스포츠 용품업체 뉴발란스 일본법인에 따르면, 일본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오른손잡이용 글러브 2개와 왼손잡이용 1개 등 3개씩을 나눠줄 예정이다. 다음달 내년 3월까지 전국 교육위원회 등을 통해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메이저리그에서 6년째 맹활약 중인 오타니는 올해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 8월24일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을 조기 종료하고도 오타니는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20도루, 출루율 0.412로 또하나의 눈부신 시즌을 만들었다. 투수로도 맹활약하면서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탈삼진 167개를 기록했다. 역대 메이저리그 선수 가운데 유일한 ‘10승-40홈런 클럽’에 가입하면서 올해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3인 후보 가운데 하나로도 올라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새로운 팀을 물색하고 있는데, 몸값이 스포츠 역사상 최대인 6억달러(788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오타니가 팔꿈치 수술을 예정하고 있지만, 그의 어마어마한 연봉 계약을 가로막는 게 없는 것 같다”며 “일부 부자 구단 경영진들은 오타니가 투수 구실을 할 수 없더라도, 그의 특별한 재능을 영입하는 데 5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어마어마한 부자 반열에 올라있지만, 오타니는 그동안 검소한 생활과 자선활동으로도 눈길을 끌어 왔다. 이날 기부 소식을 알리면서도 오타니는 “기부를 도와준 관계자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이 글러브를 쓰는 아이들이 미래에 함께 야구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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