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경찰이 체포 절차의 하나로 촬영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 미국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치소 제공
2020년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조작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머그샷’(수감자 사진)을 찍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머그샷을 이용한 상품을 팔아 거액의 정치자금을 모은 가운데 머그샷 촬영 당시 입은 양복까지 사은품으로 내걸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이전 트럼프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의 성공에 힘입어 다시 한 번 ‘머그샷 에디션’을 출시하게 됐다”며 새로운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 출시를 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장의 카드를 구매하면 머그샷을 찍을 때 입었던 양복 한 조각을 받을 수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에서 저와 함께하는 저녁 초대권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다리지 마라. 금방 팔릴 거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13일(현지시각) 2020년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조작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머그샷으로 불리는 수감자 사진을 찍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47장의 카드를 구매하면 머그샷을 찍을 때 입었던 양복 한 조각을 받을 수 있다”며 새로운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 출시를 알렸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 한장의 가격은 99달러(약 12만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그샷을 찍을 때 입었던 양복 한 조각을 받으려면 4653달러(약 601만원)어치를 사야 한다.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를 판매하는 공식 온라인몰은 “(머그샷) 사진 속 트럼프는 미간을 찌푸린 채 절대 항복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며 “이 카드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역사의 한 조각이다. 이 카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흔들리지 않는 의지와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끊임없는 헌신을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13일(현지시각) 2020년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조작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머그샷으로 불리는 수감자 사진을 찍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47장의 카드를 구매하면 머그샷을 찍을 때 입었던 양복 한 조각을 받을 수 있다”며 새로운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 출시를 알렸다. 공식 온라인몰 갈무리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직후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조작하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조직범죄법 위반) 등으로 지난 8월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해 머그샷을 찍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다. 구치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석으로 곧바로 풀려나자마자 머그샷을 공개했다.
사진 속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눈을 치켜뜨고 입을 굳게 다문 모습이었다. 당시 그는 “저항적인” 모습을 원했고 ‘탄압에 저항하는’ 이미지를 선거운동에 쓰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그샷을 찍은 8월24일 밤부터 머그샷 이미지와 함께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는 글귀를 새긴 47달러(약 6만8천원)짜리 티셔츠를 비롯해 머그잔, 차량 스티커 등을 팔기 시작했다. 선거캠프는 8월26일 하루 만에 418만달러(약 54억원)의 정치자금을 모금해 자체 기록으로는 하루 모금액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혐의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유력 차기 대선 주자인 자신을 정치적으로 탄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