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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생계 불태운 두 전쟁…연금 못 주는 우크라, 71조 쓴 이스라엘

등록 2023-12-29 06:00수정 2023-12-29 14:58

우크라이나(위)와 이스라엘은 각각 러시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직접적인 전투 피해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위)와 이스라엘은 각각 러시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직접적인 전투 피해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을 1년 동안 이어갈 경우 무려 71조원에 이르는 비용을 소모하며 국민의 삶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내년이면 러시아와 햇수로 3년째 전쟁을 치르게 되는 우크라이나에선 연금 수급자 1천만명에게 지급할 돈줄이 말라붙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인 국제안보연구소(INSS)는 27일 발표한 보고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또 하나의 잃어버린 10년’에서 지난 10월7일 시작된 전쟁이 1년간 지속될 경우 필요한 전비가 2천억셰켈(71조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여기엔 전쟁터에 필요한 무기 구입비 등 군비 외에도 35만명에 이르는 예비군의 급여, 이들이 경제 활동에 종사하지 못해 이스라엘 경제가 감당해야 할 비용(노동력 7% 감소)도 포함됐다. 이에 더해 개전 이후 가자지구 접경지대의 키부츠(집단농장) 등에서 궂은일을 하던 외국인들이 대거 귀국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쫓겨난 탓에 이스라엘 경제는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전쟁이 터진 뒤 접경지대에서 후방 지역으로 피난 간 이스라엘인 12만5천명에 대한 생활비 보조, 주택 지원, 재산 피해 보상, 실업수당, 소득 손실 보상 등도 전쟁 비용의 일부로 포함됐다. 전쟁 기간 동안 기업의 생산 활동과 노동력 확보를 돕기 위해 정부가 쏟아붓는 재정 지원과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돼 발생하는 세수 감소와 외국인 직접 투자 감소 역시 비용이다. 최근 들어선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수송선을 공격하며 수출입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안보연구소는 이런 문제들로 인해 이스라엘의 경제성장률은 2023년 4분기엔 10%, 연간으로는 2% 줄어들 것이라 예측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전쟁 상황을 고려해 새해 예산 규모를 5100억셰켈(181조원)로 전년 대비 300억셰켈(10조5천억원) 늘리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난 예산은 대부분 민생과 관련이 없는 전쟁 자금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이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 회사는 개전 직후인 지난 10월 이 전쟁으로 이스라엘 경제가 예상보다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전쟁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 신용등급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앞선 욤키푸르 전쟁(4차 중동전쟁, 1973년)과 2차 인티파다(2002~2005년) 때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특히 2차 인티파다 당시 재무장관이 현재 전쟁을 이끌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다. 보고서는 “이스라엘 국민이 전쟁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피부로 느낄 것”이라며 “현재 상황이 (욤키푸르 이후) 또다른 ‘잃어버린 10년’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율리야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긴급한 서방의 지원이 없으면 공무원 50만명과 140만명 교사의 급여, 1천만명에 대한 연금 지급을 연기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3년째를 향해 가면서 돈줄이 말라붙어 내년도 우크라이나의 재정 적자가 430억달러(5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600억달러(77조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공화당 반발로 의회를 넘지 못하고 있고 유럽연합(EU) 500억유로(71조원) 지원안도 헝가리 반대에 막혀 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뒤 재정을 국방에 쏟아부었고, 연금과 사회보장비 등을 외국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쟁으로 인한 재정 적자 여파가 고스란히 시민들의 생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된 셈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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