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판] 이라크 침공의 강력한 주창자였던 폴 월포위츠(61) 미 국방부 부장관이 세계은행 총재에 내정됐다고 16일 <시엔엔방송>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시엔엔>은 여러명의 정부 고위관계자들을 인용해 “조지 부시 대통령이 월포위츠 부장관을 세계은행 총재에 내정했다”며 “이미 몇주 전부터 이런 소문이 있어왔다”고 전했다.
월포위츠는 부시 행정부에서 가장 순수한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꼽히는 인물로,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대외정책 기조를 정립하는 데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2003년 이라크 침공의 기획·입안을 주도했으며, 이라크에 민주정부가 정착될 때까지 미군을 계속 주둔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월포위츠는 대북 문제에서도 강경한 압박정책을 주장해왔고, 한국에 대해 대북 지원을 하지 말라는 태도를 보여왔다. 강경파의 핵심인 월포위츠가 부시 2기 행정부에서 나감에 따라 행정부 내에서 미군의 이라크 장기주둔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월포위츠의 세계은행 총재 내정으로, 세계은행이 미국의 세계전략에 봉사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시엔엔>은 “세계은행의 빈국 지원이 미국의 ‘자유 확산’ 정책에 얼마나 동조했는지에 따라 정해질 가능성을 유럽국가들은 우려한다”고 전했다. 세계금융기구 중 전통적으로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이,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유럽이 지명해왔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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