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보고서 미국 맹비난
코란모독 FBI 비밀문서도 공개 “외국 정부들은 그들의 영토에 들어가는 미국 관리들을 체포해 국제법에 따른 법적 조처를 취해야 한다.” 세계적 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이 25일 미국이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등에서 수감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인권유린을 맹비난했다. 앰네스티는 이날 발표한 309쪽짜리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미국을 ‘인권 후진국’으로 비난 받는 수단이나 아이티 등과 거의 같은 등급에 놓다시피 했다. 앰네스티가 이렇게 강경한 어조로 미국을 비난한 건 처음이다. 이와 함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미군들이 지난 2002년 4월부터 코란을 모독하고 수감자들을 학대했다는 진술이 담긴 미 연방수사국(FBI)의 비밀문서도 이날 공개돼 부시 행정부를 궁지로 몰았다. 윌리엄 슐츠 앰네스티 미국지부 사무총장은 이날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테러용의자 고문과 관련해) 이를 가능케 한 정책을 만든 사람들을 모두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조지 테닛 전 중앙정보국장,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그는 “만약 미국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국제법에 따라 외국 정부들이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자기 나라에 들어오는 미국 관리들은 붙잡아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앰네스티는 또 보고서에서 미국이 테러용의자 조사를 위해 설치한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지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관타나모 기지는 현대판 굴락(옛 소련 정치범 강제수용소)이다. 500여명의 수감자 가운데 재판을 받은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보고서 주장은 사실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우스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테러용의자 구금은 범죄가 아니라 이들이 대테러전쟁에서 다시 미국과 싸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요청에 따라 이날 공개된 미 연방수사국 문서에는 2002년 7월22일 조사에서 한 수감자가 “경비대원들이 수감자들을 때렸으며 코란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고 증언하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다른 한 수감자는 2003년 3월 조사관에게 경비대원들이 반복해서 코란을 함부로 다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감자는 자신과 다른 수감자들이 “맞고 멸시당하며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뉴스위크>도 이런 내용을 보도했지만, 미국 정부의 강한 비난을 받은 뒤 보도를 철회했었다.
이번 문서에 대해서도 로런스 디 리타 미 국방부 대변인은 신뢰할 수 없는 증언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박민희 기자 pcs@hani.co.kr
코란모독 FBI 비밀문서도 공개 “외국 정부들은 그들의 영토에 들어가는 미국 관리들을 체포해 국제법에 따른 법적 조처를 취해야 한다.” 세계적 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이 25일 미국이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등에서 수감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인권유린을 맹비난했다. 앰네스티는 이날 발표한 309쪽짜리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미국을 ‘인권 후진국’으로 비난 받는 수단이나 아이티 등과 거의 같은 등급에 놓다시피 했다. 앰네스티가 이렇게 강경한 어조로 미국을 비난한 건 처음이다. 이와 함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미군들이 지난 2002년 4월부터 코란을 모독하고 수감자들을 학대했다는 진술이 담긴 미 연방수사국(FBI)의 비밀문서도 이날 공개돼 부시 행정부를 궁지로 몰았다. 윌리엄 슐츠 앰네스티 미국지부 사무총장은 이날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테러용의자 고문과 관련해) 이를 가능케 한 정책을 만든 사람들을 모두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조지 테닛 전 중앙정보국장,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그는 “만약 미국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국제법에 따라 외국 정부들이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자기 나라에 들어오는 미국 관리들은 붙잡아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앰네스티는 또 보고서에서 미국이 테러용의자 조사를 위해 설치한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지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관타나모 기지는 현대판 굴락(옛 소련 정치범 강제수용소)이다. 500여명의 수감자 가운데 재판을 받은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보고서 주장은 사실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우스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테러용의자 구금은 범죄가 아니라 이들이 대테러전쟁에서 다시 미국과 싸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요청에 따라 이날 공개된 미 연방수사국 문서에는 2002년 7월22일 조사에서 한 수감자가 “경비대원들이 수감자들을 때렸으며 코란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고 증언하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다른 한 수감자는 2003년 3월 조사관에게 경비대원들이 반복해서 코란을 함부로 다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감자는 자신과 다른 수감자들이 “맞고 멸시당하며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뉴스위크>도 이런 내용을 보도했지만, 미국 정부의 강한 비난을 받은 뒤 보도를 철회했었다.
이번 문서에 대해서도 로런스 디 리타 미 국방부 대변인은 신뢰할 수 없는 증언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박민희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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