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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주한미군 유연성’ 부드럽게 풀릴까

등록 2005-06-09 18:23수정 2005-06-09 18:23

한·미 정상회담 핵심의제 전망

“우리와 같은 군인은 복잡한 걸 싫어한다. 동맹이면 다 같이 가는 거지 뭘 그렇게 복잡하게 얘기하느냐?”

지난달 31일 홍석현 주미 대사를 만난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 이런 투로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의 발언은 우리 정부의 해명 노력에도 미국 정부의 불만이 아직 완전히 가시진 않았음을 보여준다.

10일(한국시각 11일 새벽)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문제가 어떻게 논의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핵 문제가 워낙 기로에 있다 보니, 한-미 두 나라가 이 부분을 어떻게 조정해 낼지를 회담의 관건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워싱턴의 한 고위 외교소식통도 “한-미 동맹은 문제가 없다. 북핵이 문제인데, 이 부분도 두 나라가 한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철수론까지 거론하는 등 한국 정부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는 롤리스 부차관의 발언내용이 공개되면서, 한-미 동맹 조정 역시 만만치 않으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롤리스 발언등 불만 표출
미 ‘물러설수 없다’ 강경
동맹관계 조정 쉽지않을듯

한-미 동맹을 바라보는 워싱턴 시각은 오래전부터 싸늘하다. 북핵 대응을 둘러싼 이견 외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 작전계획 5029 논란 등이 한-미 동맹 존립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일부 민간 싱크탱크 인사들은 말한다. 오공단 미 국방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동맹은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좀더 부드럽지만,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선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시각이 강하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미군이 대규모로 주둔하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주한미군이 유연성을 가지지 못하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군사전략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이 지난달 한 세미나에서 “전략적 유연성은 일방통행로가 아니며 한국도 혜택을 받게 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얼마나 강하게 들고 나올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미 국방부로선 이번 기회에 최대한 한국 쪽의 양보를 얻어내려 할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는 북핵 문제에서도 강경론을 주도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한-미 실무협의에 정통한 한 인사는 “양쪽이 최대한 (이견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동북아 균형자론을 둘러싼 갈등은 최근 한국 정부의 해명노력을 미국 쪽이 어느 정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미국으로선 몹시 불쾌해했던 사안인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깨끗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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