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22년 월드컵 유치신청국
영국 언론 “나이지리아쪽 위원, 50만유로 달라” 보도
테마리 부회장도 의혹…“개최지 투표 연기 가능성”
테마리 부회장도 의혹…“개최지 투표 연기 가능성”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두달 앞두고 국제축구연맹(피파) 집행위원이 표를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가디언> 등 일부 외신에서는 오는 12월2일로 예정된 개최지 결정 투표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16일(현지시각) “피파 집행위원인 나이지리아의 아모스 아다무가 자신의 표를 대가로 50만유로를 요구한 녹취 화면을 확보했고, 레날드 테마리 피파 부회장(타히티·오세아니아 축구협회 회장)도 스포츠 아카데미를 위한 300만뉴질랜드달러(230만달러) 지원을 대가로 돈을 요구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선데이 타임스>는 “본지 기자가 미국 쪽의 로비스트인 것처럼 아다무에게 접근하자 ‘내게 직접 돈이 지불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아다무는 ‘이 자금이 그의 투표에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아다무는 이 돈으로 고국에 인조잔디 구장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돈을 개인이 직접 받으려 했다는 점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피파는 애초 12월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집행위원 24명의 비밀투표를 통해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확정할 예정이었다. <선데이 타임스>가 지목한 두 인물은 모두 투표권을 갖는 피파 집행위원회 정식 멤버들이다. 그동안 피파의 부패와 금권선거를 지적하는 주장은 많았지만, 피파 집행위원이 자신의 표를 대가로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는 물적 증거가 드러난 것은 이례적이다. 영국 <비비시>(BBC)는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피파 윤리규정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파는 “피파는 이미 이와 관련된 모든 자료와 서류들을 요청해 뒀다”며 “자료를 분석한 뒤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가디언>은 “피파가 다음주께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윤리위원회를 열 예정”이라며 “피파가 개최지 결정일을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개최지 결정은 같은 대륙에서 2회 연속 대회를 열 수 없다는 피파 원칙에 따라 2018년은 잉글랜드, 러시아, 벨기에-네덜란드(공동 개최), 스페인-포르투갈() 등 유럽, 2022년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카타르 등 비유럽권 사이의 싸움으로 좁혀진 상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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