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 위성충돌로 실증
달에 존재하는 물의 양이 기존에 예측됐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21일 항공우주국 과학자들을 인용해 “나사가 지난해 10월 진행한 달 충돌 실험 결과 달의 남극 분화구 밑에 순수한 얼음결정 형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달 표면의 물의 비율은 사하라 사막의 모래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사하라 사막의 모래 속에는 2~5%의 물이 함유돼 있지만, 달 극지 토양은 5.6~8.5%의 물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달 토양 1t이 약 45ℓ의 물을 머금고 있음을 의미한다.
달의 자전축은 태양 방향에 수직이기 때문에 달 극점의 분화구(크레이터)에는 햇빛이 거의 도달하지 않는 ‘영구그림자지역’이 만들어진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달에 물이 있다면 이 지역에 얼음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나사는 지난해 10월 이를 실증하기 위해 790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달분화구관측감지위성(LCROSS)을 달의 남극인 ‘남위 84.7도, 동경 314.5도’(월면좌표) 상의 캐비우스 분화구에 충돌시켰다. 나사는 위성 충돌 이후 공중에 날아오르는 모래와 바위 성분(사진)을 분석해 물의 실재 여부를 실증해냈다.
이번 실험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2004년 ‘우주탐사 비전’에 따라 달탐사와 달기지 건설을 위한 예비 작업으로 진행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우주비행사들이 이 지역에 가면 물을 채취해 식용수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소와 산소로 분해해 로켓의 연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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