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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오세훈 위키리크스 첫 등장
“민주당과 통합이 한나라당 도움”

등록 2011-09-21 15:47수정 2011-09-21 16:25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정아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정아 기자
취임 뒤 버시바우 전 대사와 화기애애한 대화
“취임 3개월도 안됐는데, 사람들이 이명박과 비교”
 ‘위키리크스’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등장했다.

 “한미 에프티에이(FTA)란 ‘소시지’ 맛을, 그게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는 것을 걱정할 필요 없이 고평가할 때가 올 것이다.”(버시바우 전 주한미국 대사)

 “미국 쪽에서 유연성을 발휘해 좋게 타결됐으면 한다.”(오세훈 전 서울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 대사가 지난 2006년 9월29일 화기애애한 오찬 미팅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오 전 시장의 취임 뒤 만난 두 사람은 한미 FTA, 서울시정 방안, 용산기지 이전 재개발과 관련한 이슈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 문건을 집단 번역하고 있는 ‘위키리크스 한국’(www.wikileaks-kr.org)이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관련한 첫 번째 번역 문건 ‘서울시장 오세훈의 비전: 새 서울’을 내놓았다.

 오 전 시장은 FTA와 관련 “노무현 정부의 정책 중 내가 지지하는 유일한 정책”이라며 “대선이 가까울수록 의회의 승인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한국 의회로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회 통과가 늦어지면 몇 달 안에 서비스 분야에서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버시바우는 “한국 협상자들이 한국 의회가 원하는 수준의 투명성을 가지고 협상하기는 어렵다”며 “국민과 (국회)의원들이 한미 에프티에이(FTA)란 ‘소시지’ 맛을, 그게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는 것을 걱정할 필요없이 높게 평가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미국 쪽이 유연성을 발휘해 좋게 타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정 구상과 관련해 “서울시장 취임 3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이미 사람들이 이명박 전 시장과 비교한다”며 “부담이 되긴 하지만 동시에 좋은 도전”이라고 운을 뗐다. 오 전 시장은 대표적인 정책으로 ‘한강 르네상스’ 구상을 설명하고 “중앙 정부(노무현 정부)가 한강의 남북을 가깝게 할 프로젝트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당시 논란이 된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해서도 “서울시가 용산기지를 재개발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데 노무현 정부가 빼앗아갔다”고 노무현 정부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오 전 시장은 “용산기지 이전 후 친환경 녹지지역으로 변화하길 바란다”며 “중앙정부도 비슷한 ‘센트럴 파크’ 계획이 있지만, 노무현 정부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가 미군을 평택으로 옮기기 위해 이전 비용을 마련하고 있는데, 용산 기지 토지의 일부를 매각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발언은 서울시와 중앙정부 사이에 반목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임에도 오 전 시장은 미국 대사 앞에서 거리낌없이 털어놨다.

 이에 버시바우는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옮길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용산기지 이전문제를 다음 정부나 의회와 상의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오 전 시장은 “어떤 재개발 계획이 있든 새로운 미 대사관 부지는 캠프 코이너(용산 미군기지 자리)에 마련될 것”이라고 버시바우를 안심시켰다.

 2007년 대선 전망에 대한 버시바우의 질문에 오 전 시장은 “15달이나 남은 대선 결과를 예상하려면 ‘마법’이 필요하다”며 “당내 결함이 한나라당 승리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정치가 급변하고 있음을 2006년 5월31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를 예로 들며 “시장 선거 3개월 전인 2월까지도 서울시장이 되리라고 꿈꾸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국내 정치와 관련해 “민주당과의 통합이 한나라당에 도움을 줄 것이지만, 어렵고 가까운 시일안에 일어나기 힘들다”며 독특한 견해를 내비쳤다.

 문건을 번역한 ‘akaulbmaerd’는 “미팅에서 오세훈이 얻은 것은 하나도 없다”며 “억지로 만들어보자면 한강 르네상스, 대사관 앞 녹색 공간 계획에 대해 버시바우가 흡족해 하는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혹평했다.

 한편, ‘위키리크스 한국’에는 오 전 시장의 문건 외에도 주한 미국 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외교문서와 정보보고 가운데 최근 논란이 되는 이슈를 중심으로 50여건의 번역문이 올라와 있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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