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하시모토, 하시즘과 파워트위터리안 사이

등록 2012-02-27 14:08

우리나라에선 정치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정견을 밝히는 일이 보편화됐지만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는 어떨까?

우리보다는 조금 늦은 흐름이지만, 최근 일본에서도 정치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일이 조금씩 보편화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지역 정당 오사카유신회를 이끌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다. <아사히신문>은 26일 그의 트위터 팔로워 수가 61만200명을 넘어 그동안 일본 정치인 가운데 가장 많은 팔로워를 거느렸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61만14명)를 앞섰다고 보도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지난해 2월부터 트워터에 글을 쓰기 시작해 불과 1년 만에 6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파워 트위터리안’으로 거듭난 것이다. 실제 그의 트위터(@t_ishin)를 방문해 보면, “오사카 유신회의 하시모토입니다. 트위터에 도전합니다. 오사카도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소개글이 적혀 있다.

하시모토 도류는 국내에도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유명 정치인이다. 일본에서 그의 이름은 개혁이라는 말과 통한다. 민주당-자민당의 답답한 구태 정치에 질려 있는 일본인들에게 모든 문제에 명확한 해답을 가진 듯 말하는 그의 개혁 노선은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그러나 그에 대해선 “우익적인 색채와 독단적인 스타일이 걱정스럽다”거나 ‘하시즘’(하시모토+파시즘)이란 말로 깊은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많다. 도쿄도의 이시하라 신타로 같은 극우정치인과 비슷한 주장을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시원스런 방식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 24일 트위터를 통해 전후 일본의 평화와 부흥의 상징이었던 ‘헌법 9조’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그는 트위터에 “헌법 개정과 관련해 2년 동안 모든 국민들의 의견을 모은 뒤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 이유로 “일본은 국가안전보장이 약하다. 헌법9조에 대해 방향을 결정하지 않는 한 국가안전보장에 대해 정책 토론을 해도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일본 헌법 9조는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한 일본이 앞으로 일본은 영구적으로 전쟁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담은 조항이다. 그동안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같은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은 “일본이 군대를 갖는 정상적인 국가가 되어야 한다”며 9조 폐지 방침을 공공연하게 밝혔었다. 아베 신조나 이시하라 신타로와 같은 꼴 보수의 주장이 하시모토 도루에 이르면 국민들의 의견을 고루 수렴하려는 젊은 정치인의 소신 있는 발언으로 둔갑하는 것이다. 일본의 시민단체들은 자신들이 관심을 갖는 사안을 중심으로 대개 지역별로 쪼개져 있는데,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는 단체는 헌법 9조를 지키려는 이들과 역사 왜곡 교과서의 채택 반대 운동을 진행하는 그룹 정도다.

매일 올리는 글이 많다 보니, 때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설화를 일으키기도 했다. 오사카 시청 출입기자들이 전임 시장 시절에는 “사전에 질문사항 전부를 시청 쪽에 제출해 시청이 완벽한 답변을 준비하게 했다”고 말한 것이다. 이 발언은 즉각 출입 기자들의 반발을 샀다.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결국 “이것은 사실 오인이니, 논쟁의 여지가 없다. 수정합니다”하는 글을 올려 사태를 수습했다.

하시모토 시장과 하토야마 전 총리 다음으로 팔로워 수가 많았던 이는 히가시코쿠바루 히데오 전 미야자키현 지사, 렌호 민주당의원(약 35만명) 등이었다. 정치인들의 트위터 이용과 관련해 그의 맹우인 마쓰이 이치로 오사카부 지사는 마에하라 세이지 민주당 정조회장이 자신에 대해 악의적인 보도를 한 <산케이신문>의 취재를 거부하자 “미디어의 감시는 받지 않으면 안 된다.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처럼 트위터로 반격한다면 어떤가”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 대중 정치인들의 팔로워 수는 어떨까.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41만명), 한명숙 통합민주당 대표(17만명), 정동영 의원(9만7천명), 문재인 통합민주당 상임고문(16만9천명) 등이다. 한국 정치인들의 팔로워 수가 적은 듯 하지만, 일본의 인구가 우리보다 세배쯤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베트남-한국 16살이상 결혼못하는 법 추진
검찰, 노정연씨 ‘금품수수 의혹’ 본격 수사
새누리당 오늘 1차 공천자 발표
쇄신보다 ‘계파안배’ 조짐
“소통 커녕 불통 넘어 먹통”

“지난번엔 촉새가 나불거려서…” 박근혜의 ‘옐로카드 리더십’
‘때벗기기’ 게임 개발한 여고생 “깽판쳐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