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를 요구하는 이집트 시민들에 대한 유혈 진압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 2일 25년형을 선고받은 호스니 무바라크(84·사진) 전 이집트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현지 의료진이 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7일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카이로 남부 토라 교도소의 의료진을 인용해 “그의 건강이 ‘위험한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무바라크는 사실상 종신형에 해당하는 이번 판결 이후 심한 우울증, 갑작스런 혈압 상승,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호소해 다섯번이나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다고 의료진이 밝혔다. 교도소 쪽은 그를 더 잘 치료할 수 있는 군병원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무바라크의 정확한 병세를 확인할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무바라크는 판결 직후 그가 지난해 8월부터 머물러 온 군병원으로 데려다 달라고 간청했으며, 교도소에 도착한 뒤에는 호송 헬기에서 내리기를 거부했던 것으로 전혀졌다. 교도소는 무바라크 수용을 앞두고 100만달러를 들여 대대적인 부속병원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뒷말을 낳은 바 있다. 무바라크에게 비판적인 이집트인들은 “동정 여론을 불러일으키려는 술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현지 상황을 전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