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유로화 도입뒤 최저 ‘0.75%’…시장 반응은 냉담
중국, 한달새 두번째…대출금리 내려 부양책 강력시사
중국, 한달새 두번째…대출금리 내려 부양책 강력시사
경기침체로 고심하고 있는 유럽과 중국이 나란히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특히 유럽은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낮췄다. 유럽연합(EU)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정상회의에서 전반적인 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성장’으로 전환한 데 이은 후속 실행 조처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기준금리를 현재 1%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인하는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유럽의 기준금리가 1%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99년 유로화가 도입된 뒤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처에 대해 유럽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함께 추진해 경기 침체의 속도와 폭을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은 정상회의에서 유럽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1200억유로를 경기부양에 투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 여력이 바닥이 난 유럽이 아직 여력이 있는 금리를 낮춰 경기 전환점의 물꼬를 트려는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금리를 낮춰 유동성을 공급해도 자금이 은행권에서 맴돌고 시중으로 흘러들어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효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유로권 17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1.5%)에 크게 못 미치는 -0.3%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6일부터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와 0.31%포인트 내리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의 예금금리는 3%, 대출금리는 6%로 낮아진다. 금리를 낮춰 시장에 돈을 더 풀겠다는 뜻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지난달 7일 3년 반 만에 금리인하가 단행된 데 이어 불과 한달 만이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통상 0.25%포인트 금리를 낮추는데, 이번에 대출금리를 0.31%포인트나 낮췄다”며 “이는 경기부양에 대한 아주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강력한 경기부양에 나선 배경도 예상보다 큰 폭의 성장률 둔화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은 8.1%로 떨어졌고, 2분기 성장률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3%로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중국의 통화팽창 정책의 여력을 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유럽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빼고는 별다른 부양책을 내놓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으로 유럽 위기의 진앙지인 스페인·이탈리아의 주요 지수가 3% 하락하는 등 유럽 주요국 지수가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길윤형 류이근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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