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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국이 포위됐다, 한국은 안전한가

등록 2012-07-13 20:43수정 2012-07-13 22:13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미-동남아, 외교·안보동맹 움직임
만약 포위망 돌파 반격이 들어오면…
중국은 요즘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태에 당혹하고 있을 것이다.

첫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주변국 외교 순방이다. 지난주 프랑스 파리를 들른 클린턴은 아시아로 날아와 일본(7일)-아프가니스탄(8일)-몽골(9일)-베트남(10일)-라오스(11일)-캄보디아(12일)를 숨가쁘게 방문했다. 중국의 동서남북 요충에 있는 나라들이다. 이례적이고 노골적인 중국 포위 외교 순방이다. 클린턴은 지난해 말 미 국무장관으로서는 50년 만에 미얀마(버마)를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에 57년 만에 라오스를 찾았다. 두 나라 모두 그동안 미국과는 최악의 관계였고, 중국과는 아주 친했다.

둘째, 남·동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의 격화이다. 일본 및 관련 동남아 국가들이 똘똘 뭉쳐 중국에 대항하는 양상을 확연히 보였다. 여기에는 미국의 개입과 지원이 있다.

올해 들어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스카버러섬(중국명 황옌다오)에서 양국 순시선이 대치하며 이 지역 영유권 분쟁이 격화되어 왔다. 지난주 미국이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미 국무부가 중국과 일본이 다투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범위에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실효지배하는 이 섬들이 공격받는다면 미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남·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언급을 삼가던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 해역에서의 통행권 보장과 평화로운 분쟁 해결 등을 말하며 개입을 시작했다. 이번에 안보동맹의 발동을 말하며, 무력개입까지 시사한 것이다. 미국은 또 지난주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의에서 이 분쟁 해결과 관련한 ‘남중국해행동규약’(COC) 채택을 사실상 주도했다. 이 분쟁에서 동남아국가들을 반중 단일 전선으로 묶고, 중국을 이 규약에 구속하려는 의도이다.

셋째, 한국과 일본의 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추진이다. 미국의 주문으로 이 협정이 한국에서 무리하게 밀실 추진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들 나라가 미국과의 일대일 동맹관계에서 3자 동맹관계로 바뀌는 움직임이다. 1980년대 전부터 얘기되던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천안문 사태에 버금가는 최대 내우외환의 위기이다. 안으로는 지도부 교체 시기에다 경제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밖으로는 최대 고립을 맛보고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원교근공’ 책략이 중국 자신을 포위·압박하는 외교술로 미국 등에 원용된다. 중국이 말하는 ‘핵심이익’, 즉 주권과 영토,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한국전 참전, 1950년대 대만 진먼섬 폭격, 1962년 중-인도 전쟁, 1970년 전후 우수리강에서 중-소 충돌, 1979년 중-월 전쟁은 중국이 ‘핵심이익’ 위협에 맞선 대응들이다. 대부분 우월한 상대에 대한 선제공격이고, 그 뒤 정치적 국면이란 특징을 공유한다. 특히 중-월 전쟁은 당시 베트남에서 깜라인(캄란)만 해군기지를 조차하는 등 대중포위를 옥죄던 소련을 겨냥한 것이었다.

중국은 건국 이후 우월한 상대에 맞서 ‘선제공격’이란 억제력을 구사했다고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지적한다. 미·소 등 우월한 상대에게 허를 찌르는 전격적인 공격을 가해 “심리적인 대등감을 회복하면, 중국인들의 눈에 억제는 제대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정의길 국제부 선임기자
정의길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은 최근 센카쿠열도 문제에 집중해 목소리를 높인다. ‘힘이 센 일본과 그 동맹국 미국’을 겨냥했다. 중국 어업지도선이 그 해역에서 계속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대치중이고, 중국 해군은 이 열도 상륙을 가상한 실탄 해상훈련을 벌였다. 센카쿠열도 주변에서 중국이 과거와 같은 무력분쟁을 벌인다면, 일본의 시레인(해로)이 위협받는다.

센카쿠열도는 청일전쟁의 결과로 일본이 실효지배하게 됐다. 청일전쟁은 한반도를 놓고 중-일이 벌인 전쟁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일본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중국은 자신에 대한 포위망 돌파 지점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중국이 본격적으로 그 포위망 돌파에 나설 때 한반도의 안보는 어떻게 될지 물어야 할 때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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