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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새 교황, 군부독재 ‘더러운 전쟁’ 침묵했나

등록 2013-03-15 20:13수정 2013-03-15 22:30

사제들 보호령 철회해 체포 방관
아르헨 언론인 책에서 의혹 제기
선출 뒤에도 청빈한 삶은 ‘눈길’
교황도 1970년대 군부독재로 얼룩진 남미 현대사의 그늘을 피해가진 못했다.

영국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각) 남미 최초의 교황 프란치스코(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가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 정권 시절 시작된 ‘더러운 전쟁’(1976~1983) 때 군사정권의 횡포에 침묵함으로써 그가 수장으로 있던 예수회 사제 2명이 군에 끌려가 가혹한 조사를 받도록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베르골리오는 1973~1979년 아르헨티나 예수회의 총장이었다. 더러운 전쟁이란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이 사회주의를 뿌리뽑는다는 이유로 3만명에 이르는 시민들을 납치·구금해 고문하거나 살해한 일련의 사건을 뜻한다.

베르골리오가 받고 있는 가장 큰 혐의는 두 명의 예수회 사제 오를란도 요리오와 프란시스코 할릭스의 납치 사건에 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언론인 오라시오 베르비츠키는 저서 <침묵>을 통해 베르골리오가 두 명의 사제에 대한 보호령을 철회해 이들이 결국 군에 끌려가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976년 5월 해군 장교한테 연행돼 빈민가에서 진행하던 사목 활동과 관련해 비인도적인 환경에서 조사를 받았다.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 베르골리오 추기경 쪽은 이런 의혹에 대해 “중상모략”이라고 부인했다.

한편, 교황의 청빈하고 소박한 모습은 그동안 부패와 관료주의로 얼룩진 교황청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교황은 14일 조용히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을 찾아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올린 뒤, 콘클라베에 들어가기 전 머물던 숙소에 가서 손수 짐을 정리하고 숙박비를 지불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곳에서 함께 머문 교황청 성십자 대학 교수의 말을 따서 “교황은 직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고마움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교황 선출 전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12일 콘클라베에 참석하려고 시스티나 성당에 갈 때도 길거리로 나가 직접 택시를 잡았다. 교황은 14일 오후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과 함께 올린 첫 미사 강론에서 “영적으로 새로 태어나지 않고선 교회는 단지 연민어린 시민단체(NGO)가 될 것”이라며 교회의 영성 회복을 강조했다.

길윤형 이유주현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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