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리뷰&프리뷰 한 장의 다큐
사막엔 붉은 모래바람이 하늘을 비질해 버렸다.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면 하늘이 자꾸 다가온다. 새들의 지저귐도, 꽃들의 두런거림도, 망글망글 맺히는 열매도 없는 곳. 사람들 발길이 닿지 않아 꽃들도 스스로 비비고 피어나질 않는다. 하늘은 훨씬 가깝지만 이 사막엔 들풀과 거친 바람이 있다. 할퀴고 가는 바람 속에 지치고 고달픈 삶의 무게를 덜어본다. 사막으로 가는 그 길에서 자연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삶을 배운다. 우리는 어디론가 떠나고 시간은 자꾸만 달아난다. 돌아보면, 내가 남긴 흔적들을 열심히 지우려 안간힘 쓰며 살고 있다. 2013년 8월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
원덕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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