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처형 이번이 처음 아냐
비핵화 많은 노력 기울일 필요”
비핵화 많은 노력 기울일 필요”
미국과 중국이 장성택 처형 사건을 계기로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한반도 상황 관리와 대응을 위한 협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5일 저녁 전화통화에서 미-중 관계 및 중동 문제와 함께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두 장관이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간략하게 언급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 관리들의 말을 따서 “미국은 북한의 내부 격변이 한반도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북한과 가장 가까운 중국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리 장관이 동남아 순방 중에 왕이 부장과 전화통화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현 상황을 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케리 장관은 이날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장성택 처형 사건에 대해 김정은 체제의 무모함과 불안정성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당사국들과 긴급하게 공조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과 같은 사람의 손에 잠재적으로 핵무기를 갖게 하는 것은 더욱 받아들일 수 없게 되고 있다”며 “우리가 중국·러시아·일본·한국과 같은 태도를 취해야 할 긴급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비핵화에 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북한 내부 상황과 관련해 “김정은이 (권력 엘리트를) 처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알기로는 지난 몇달간에 걸쳐 상당한 횟수의 처형이 있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처형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왕이 외교부장도 16일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북한 정세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북한 내부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믿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외교·안보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대외정책 변화 여부에 관해 “현재 한층 더 (집중해)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 여부에 관해서는 “우리는 북한의 안정과 경제발전을 바란다”는 원론적 답을 내놨다. 이날 토론회에서 왕 부장은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 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장성택 처형 사건을 계기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며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데다 중국마저 북한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미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개입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17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김규현 외교부 차관과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차관을 대표로 하는 차관급 전략 대화를 열고 북한 내부 동향과 북한 핵문제, 한-미 현안 등을 논의한다.
워싱턴 베이징/박현 성연철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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