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또 만나 추가논의 하기로
정부간 비공식 접촉 이뤄진듯
일, 납치문제 협의 재개도 기대
정부간 비공식 접촉 이뤄진듯
일, 납치문제 협의 재개도 기대
북한 지역에 남아 있는 일본인 유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조(북한)-일 적십자 회담이 3일 중국 선양에서 진행됐다. 양쪽은 이날 협의 내용을 서로 검토한 뒤 양쪽 적십자와 정부 관계자가 동석한 형태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북-일 대표단 어느 쪽도 다음 만남의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3일 선양의 한 호텔에서 오전 10시께 시작된 회담이 오후 6시께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담에는 애초 예고된 대로 양쪽 적십자사 대표 및 일본에선 오노 게이이치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 북한에선 유성일 외무성 일본과장 등 정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북-일 적십자 회담은 2012년 8월 이후 1년 반 만이다.
회담이 끝난 뒤 다사카 오사무 일본 적십자 국제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이뤄진 일본) 유족의 매장지 방문과 관련한 평가 및 유골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룰지가 화제가 된 점은 진전이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서로 (본국에) 가지고 돌아가 논의한 뒤 양쪽의 적십자와 정부 관계자가 동석하는 형태로 다음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쪽 정부 당국자 사이에 접촉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점심 휴식시간에 자유롭게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곳에서 정부간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겠느냐”며 정부간 비공식 접촉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리호림 북한적십자사 사무총장도 “의견이 충분히 나와 많은 문제와 관련한 쌍방의 입장이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협의는 진지한 분위기에서 이뤄져 생산적이었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화가 중단된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한 정부간 협의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정부·여당 연락회의에서 “납치 문제 등의 현안에서 북한한테서 적극적인 대응을 이끌어내고 싶다”며, 이번 회담이 납치 문제 해결의 징검다리가 됐으면 하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일본 언론도 이번 회담이 북한의 요청으로 이뤄졌음을 강조하며 향후 정부간 회담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북·일 양쪽은 2012년 8월 베이징에서 적십자 회담을 연 뒤, 같은 달 베이징에서 과장급 회담, 그해 11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국장급 회담을 열었다. 그러나 회담 의제를 납치 문제로까지 확대할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2012년 12월 북한이 인공위성 은하 3호를 실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을 계기로 대화가 전면 중단됐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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