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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작년 나이지리아 좌초사고 29살 요리사 선실안 패널 뜯어 떠다니며 버티다 구조

등록 2014-04-20 20:50수정 2014-04-20 22:50

그래도 희망은 버릴 수 없다

2년전 이탈리아 유람선 사고땐
1년10개월 뒤에야 수색종료선언
나흘이 지났다.

‘골든타임’이 지난 지 아득하지만, 온 국민은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상황이 다르다곤 하나, 몇몇 대형 재난사고 사례처럼 세상엔 ‘기적’ 같은 일이 실제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삼풍백화점 사고 당시 19살이던 박승현씨는 붕괴 뒤 만 보름이 넘는 377시간 뒤에 구조됐다. 지난해 4월 1120명의 목숨을 앗아간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 사고에선 당시 19살의 여성 레슈마 베굼이 17일, 무려 408시간 만에 구조됐다. 물론 이들 사고는 건물 붕괴 사고로 숨쉴 공간이 마련됐던 경우다.

해양 사고에서도 비슷한 사례는 있다. 지난해 5월 나이지리아 맹그로브 해안에서 20㎞ 떨어진 해상에서 좌초된 예인선 ‘재스컨4호’에선 29살의 요리사 해리슨 오케네가 60시간 만에 구조됐다. 수심 30m 아래로 가라앉은 배 안은 칠흑 같은 어둠과 추위뿐이었다. 만 하루를 화장실 안 세면대를 붙잡고 약간 생긴 에어포켓에 의지해 숨쉬던 그는 이후 침실로 건너가 벽 패널을 뜯어 몸을 의지해 떠다니며 버텼다. 그는 “어떻게 내가 있던 방에 물이 다 차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나는 하느님만 찾았고 기적이 일어났다”고 구조 뒤 말했다. 2012년 1월 이탈리아 근해에서 좌초된 초대형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에서도 이탈리아인 선원 1명과 한국인 신혼부부가 물이 차지 않은 공간에서 버티다 각각 36시간과 30시간 만에 구조됐다. 당시 다이버들의 배 안 구조작업은 1월14일부터 30일까지 보름 넘게 펼쳐졌고, 실종자 수색의 공식 종료는 다음해 10월23일 선언됐다. 2009년 1월엔 20여명이 탄 어선이 뒤집힌 가운데 2명의 미얀마(버마)인 어부가 아이스박스에 탄 채 25일을 표류하다 구출됐다.

인터넷 등에선 1970년대 재난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 같은 기적을 바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300여명을 태운 호화 여객선이 해저지진으로 뒤집어지고, 배의 상단으로 가자는 목사의 말엔 단 몇명만 따를 뿐이다. 증기로 달궈진 해치에 매달려 자신의 무게로 간신히 돌리던 후반 장면, 신을 향한 목사의 마지막 절규는 지금 사람들의 심정 그대로일 것이다. “무엇을 더 원합니까? 여기까지 올 동안 당신 도움 받은 적 없습니다. …얼마나 더 목숨이 필요합니까? 이제 여기엔 겨우 일곱명이 남았을 뿐이니, 그렇다면 날 데려가십시오. 그리고 저들은 살려주십시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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