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아베, 2년여만에 다음주 아펙서 정상회담 할듯
중국과 일본이 7일 양국 ‘관계 개선 4대 원칙’에 합의하고 정치·외교·안보 관련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 역사 문제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 갈등으로 악화한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을 해소할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10~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APEC) 정상회의 때 중-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중국과 일본 정부는 ‘중-일 관계 개선을 향한 대화에 대해’라는 제목의 공동문서를 통해 △전략적 호혜 관계를 발전시키고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한다는 정신에 따라 양국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적 곤란을 극복하며 △센카쿠열도 등에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양국간 채널을 통해 상호신뢰 관계를 구축한다는 등의 네 가지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두 나라 관계를 악화시킨 역사 문제와 영토 갈등을 양쪽이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고 합의함에 따라 2010년 이후 이어져온 두 나라의 긴장은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센카쿠열도를 두고 ‘다른 의견’이 있다고 양쪽이 문서에서 밝힌 것은 중-일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영토 문제가 존재함을 인정해 달라’는 중국 쪽 요구를 일본이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일 양국이 관계 개선에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아펙 각료회의에 참석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7일 밤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정해지진 않았지만, (중-일 정상회담의) 개최를 시야에 놓고 구체적으로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일 정상회담이 실현되면 2012년 5월 이후 2년 반 만에 열리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과 아베 총리 사이에서는 첫 정상회담이 된다.
중국과 일본의 전격적인 관계 개선 합의로, 역사 문제 등으로 일본과 대립하는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도쿄 베이징/길윤형 성연철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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