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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베 웃으며 인사말…시진핑 대답도 웃지도 않아

등록 2014-11-10 19:59수정 2014-11-10 21:37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2년6개월 만에 성사된 중-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앞서 시 주석의 표정은 굳어있고 시선은 아베 총리를 외면하는 듯 아래로 향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2년6개월 만에 성사된 중-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앞서 시 주석의 표정은 굳어있고 시선은 아베 총리를 외면하는 듯 아래로 향해 있다.
중-일 정상회담
세계 언론의 맹렬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맞으며 중·일 정상이 10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회의실로 들어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웃는 얼굴로 간단한 인사말을 건넸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답하지 않았고 굳은 표정도 풀지 않았다. 마주 선 양국 정상은 악수를 한 채 카메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약간 무안해진 표정의 아베 총리가 미소를 띠었는데도, 시 주석의 표정은 풀어지지 않았고 시선은 아래를 향했다.

카메라 공개 장면에서
시, 표정안풀고 시선 아래로

회담 뒤도 온도차
아베 “관계 개선 첫걸음”
중 “4대 합의가 출발점”

2012년 5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이뤄진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중·일 정상의 표정에는 관계 개선을 위한 힘겨운 첫발을 내디딘 두 나라 관계가 그대로 투영돼 있었다. 아베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희망해왔다. 그러나 시 주석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 인정’ 등을 요구하며 응하지 않았다. 지난 7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 국장이 관계 개선을 위한 ‘4대 합의사항’을 극적으로 타결하자, 중국은 결국 ‘정상회담 수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성사라는 1차적인 외교 목표를 달성했다. 시 주석은 역사·영토 문제 등에서 일부 양보를 받아냈지만 국내 여론 등을 고려하며 외교적 줄다리기를 벌일 태세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담의 모두 발언에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시 주석과 함께 중-일 관계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 중국의 발전은 국제사회와 일본에 좋은 기회다. 세계 2~3위의 경제대국인 중국과 일본이 협력해 이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5분에 걸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양국이 ‘전략적 호혜관계’라는 원점으로 되돌아가 관계를 개선하는 첫걸음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 주석에게 (양국간 군사 핫라인인) 해양연락 메커니즘 시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4대 합의사항에서 양국간 갈등의 핵심인 ‘역사 문제’와 ‘영토 문제’에서 중국에 다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준 목적이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동중국해에서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해양연락 메커니즘’의 구축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일본이 식민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반성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언급하며 “역사 문제는 13억 중국 인민의 감정의 문제다. 역사를 직시해 미래로 향해 가는 게 중요하다. 일본이 (지난 7일) 합의한 4대 합의사항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중-일 간 전략적 상호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센카쿠열도에 양국간 이견이 있음”을 인정한 4대 합의사항을 준수해야 양국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또 해양연락 메커니즘 구축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의 미묘한 견해차는 정상회담에 앞선 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의 회담에서도 드러났다. 기시다 외상이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 △외무차관급 전략대화 △중-일 안보대화 등 정부 간 대화 재개를 제안했지만, 왕이 부장은 즉답을 피한 채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올라서면 모든 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서자는 일본과, 일본의 태도를 더 지켜보자는 중국 사이의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막 시작된 것이다.

도쿄 베이징/길윤형 성연철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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