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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요르단 “조종사-테러범 교환 준비”…일본 인질도 석방 가능성

등록 2015-01-28 21:30수정 2015-01-28 22:07

“카사스베 풀려나면 리샤위 석방”
아랍 언론들 앞다퉈 ‘맞교환’ 보도
고토 석방 가능성도 높아져
일 외무성 “정보 확인 어려워”
요르단 일본 대사관 긴장 분위기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7일 밤 내놓은 인질에 대한 ‘최후통첩’ 데드라인인 28일 밤 11시가 다가올수록 주요르단 일본대사관 앞에는 점점 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를 석방시키기 위한 요르단 현지의 대책본부를 이끌고 있는 나카야마 야스히데 외무 부대신은 이날 오후 5시께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엄혹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데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슬람국가가 제시한 마감시한을 약 3시간 앞두고 인질 석방 합의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요르단 정부는 지난달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를 겨냥한 공습에 나섰다가 붙잡힌 요르단 공군 조종사 모아즈 유세프 카사스베와 2005년 암만 호텔 폭탄테러를 벌여 요르단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여성 테러리스트 사지다 리샤위(45)를 맞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요르단 정부 대변인 무함마드 모마니는 이날 오후 “요르단은 조종사 모아즈 카사스베 중위가 무사히 풀려나면 리샤위를 석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국영 <페트라> 통신과 국영방송이 전했다. 하지만 모마니 대변인은 일본인 인질 고토가 석방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에 앞서 아랍어권 유력지 <알꾸드스 알아라비>가 소식통을 인용해 “요르단 정부가 리샤위의 석방에 동의할 것”이라며 몇 시간 뒤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의 지역 부족에게 그의 신병을 넘길 전망이라는 보도를 내놓았다. 요르단 정부가 리샤위를 풀어줌으로써 일본인 인질 고토가 맞교환으로 석방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또 다른 아랍어 뉴스 사이트도 “(요르단 정부가) 리샤위를 이라크 최대 수니파 부족인 둘라이미족에게 수시간 내에 넘기기 위해 이라크로 이송할 것이란 정보가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슬람국가는 27일 밤 11시께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일본인 인질 고토를 등장시킨 협박 메시지를 다시 한번 공개했다. 동영상 속에는 고토로 추정되는 인물이 요르단 조종사 카사스베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과 함께 “내가 풀려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요르단 정부가 리샤위의 인도를 늦추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나와 그녀의 교환이다”라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고토의 음성으로 추정되는 이 목소리는 이어 “내 생명은 24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조종사(카사스베)에게는 남겨진 시간이 더 적다. 공은 이제 요르단 쪽으로 넘어갔다”고 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 부장관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가) 동영상을 확인한 시간은 27일 밤 11시”라며 이슬람국가가 제시한 데드라인이 28일 밤 11시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슬람국가가 갑작스레 인질 석방 기한을 24시간으로 제시하며, 요르단과 일본 정부는 이날 내내 지옥 속을 헤매는 긴장된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이날 참의원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중에도 인질 사건과 관련된 보도를 받기 위해 자주 자리를 비웠다.

일본 정부도 아직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견해를 유지했다. 나카야마 부대신도 일부 아랍 언론이 전한 인질 석방에 대한 긍정적 보도에 대해선 “여러 정보가 돌아다니고 있지만 그에 대해선 모른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현재 요르단 정부와 이슬람국가 사이에 인질 석방을 둘러싸고 긴박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슬람국가가 애초 인질 석방 대가로 요구한 2억달러 몸값에서 ‘인질 석방’으로 요구 사항을 바꾼 것은 이슬람국가를 상대로 한 군사작전에 참여 중인 요르단의 여론 분열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나카 고이치로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중동연구센터장은 “이슬람국가의 소탕을 목표로 군사행동을 하고 있는 국가들 사이에 쐐기를 박고 요르단 사회를 흔들려는 계산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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