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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튀니지 박물관 테러…관광객 등 23명 숨져

등록 2015-03-19 19:53수정 2015-03-19 21:59

튀니지 수도 튀니스 도심에 있는 바르도 박물관에서 18일 무장괴한 2명이 외국인 관광객 18명을 포함해 21명을 살해하고, 출동한 경찰과 군에 의해 사살됐다. 튀니지 경찰과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들을 옮기고 있다. 튀니스/AP 연합뉴스
튀니지 수도 튀니스 도심에 있는 바르도 박물관에서 18일 무장괴한 2명이 외국인 관광객 18명을 포함해 21명을 살해하고, 출동한 경찰과 군에 의해 사살됐다. 튀니지 경찰과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들을 옮기고 있다. 튀니스/AP 연합뉴스
무장 괴한들, 소총·사제폭탄 공격
‘아랍의 봄’ 발원국 시험대 올라
정치·경제 불안 틈타 IS 세력 확산
매년 청년 3천여명 무장대원 지원
‘아랍의 봄’ 시위의 발원지인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 도심 박물관에서 총격 테러 사건이 일어나 일본인 관광객 3명 등 외국인 관광객 18명을 포함해 모두 23명이 숨졌다. 이 사건은 ‘아랍의 봄’ 국가들 중 유일하게 민주국가로 이행하기 위해 고투하고 있는 튀니지의 새 정부를 시험대에 올렸고, 주요 수입원인 관광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18일 낮 12시30분께 튀니스 도심 국회의사당 인근 바르도 국립박물관에 소총과 사제폭탄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당시 박물관 정문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는 관광객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그 뒤 이들은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인질을 붙잡아 사살하고 박물관 주변을 에워싼 군경과 총격전을 벌였다. 일본 관광객 유키 노리코(35)는 병원에 옮겨진 뒤 “총알이 날아오는 소리를 듣고 땅에 주저앉았는데 이미 뺨에 상처가 나 있었다”며 “어머니를 흔들었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사건 당시 이 박물관에는 버스를 타고 온 단체관광객 100여명이 있었지만 대다수는 사건 초반에 다른 곳으로 대피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관광객들은 한 어두운 전시관으로 몸을 숨겨 화를 면했다. 상황은 튀니지 대테러부대와 경찰이 출동해 진압에 나서며 4시간 만인 오후 5시30분께 종료됐다. 범인 2명도 현장에서 사살됐다. 사건이 발생한 박물관은 튀니지의 역사 유물과 로마시대 모자이크 유물, 기독교·이슬람 양식의 조각품 등을 전시해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번 테러는 역시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2년 제르바섬 유대교 회당 자살폭탄테러 이후 튀니지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로 기록될 전망이다.

튀니지는 2010년 말 ‘재스민 혁명’을 통해 장기 독재를 해온 벤알리 정권을 몰아냈다. 튀니지인들의 민주화 열망은 이집트 등 인접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아랍의 봄’을 촉발했다. 그 뒤 튀니지는 3년 넘게 정국 불안이 이어지는 혼란기를 거쳤으나 지난해 2월 민주헌법을 채택한 데 이어 10~12월 총선과 대선을 치러내면서 ‘아랍의 봄’의 유일한 성공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세속주의 성향의 원로 정치인 바지 까이드 삽시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한편에선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발호하고 있다. 튀니지의 이슬람주의 무장단체들은 독재정권이 무너지면서 생겨난 자유의 틈을 파고들어 공개적으로 활동하며 적극적으로 대원을 모집했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년들은 이슬람국가(IS)로 향하기 시작했다. 시리아와 이라크로 떠나는 튀니지 청년들이 매년 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슬람국가에 외국인 대원들을 공급하는 최대 공급처가 된 것이다.

이번 박물관 테러범의 신원이나 배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슬람국가 지지자들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튀니지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이번 테러는 관광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튀니지 경제에도 큰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테러 여파로 이날 튀니지 증시는 2.5% 하락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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